［뉴시안=손진석 기자］현대자동차가 수소산업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생산에서 연료인 수소 생산에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일 호주 최대의 종합 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FMG)와 혁신적 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영조 현대자동차 사장은 “혁신적인 수소 공급 인프라 기술 개발은 한국과 호주의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수소 사회의 도래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MOU를 통해 청정 수소에 기반한 글로벌 수소 인프라 사업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협력사업의 핵심은 수소 생산·저장·운송 등 공급 인프라 관련 혁신 기술을 상용화해 글로벌 수소 공급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고 수소사회 구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달 유럽에 수소전기 트럭을 수출한 데 이어 수소생산 및 공급망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호주에서 현지 업체와 합작해 수소의 장거리 대량 운송기술 개발에 도전해 수소산업 전반에 이르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CSIRO-포스테큐 간의 협약 주요 내용은 혁신적 수소 생산 기술·제품의 공동 개발과 수소의 공급 인프라 신사업 발굴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 등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CSIRO가 개발한 금속 분리막을 이용해 암모니아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협력하며, 특히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데 집중한다.

암모니아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호주의 풍부한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 형태로 바꿔 글로벌 시장에 안전하게 운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수소를 액상 암모니아 형태의 화합물로 변환하면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해 원하는 곳까지 장거리 운송이 가능하다. 또한, 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과는 달리 암모니아는 분해 시 수소와 질소만을 생성하기 때문에 더욱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의 호주 현지 업체와의 이번 협약은 의미가 남다르다. 수소트럭 생산도 하지 못하고 청사진 수준인 미국의 니콜라가 나스닥 시가총액이 19조원을 넘어 현대차 시가총액의 60%에 해당하는 것에 자극을 받은 현대차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가인 호주에서 현대차는 연료인 수소의 생산과 생산된 수소의 대량운송 기술까지 개발해 니콜라보다 발빠른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해 독보적 행보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수소 라이벌 여겨지는 일본 토요타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수소전기 트럭 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로 첫 수출하며 현지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 수소생산 사업을 진행 중인 H2와 별도 합작 사업 등 다양한 수소산업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호주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 대량 운송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 글로벌 수소산업에서 현대차는 리딩기업으로서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호주 정부 에너지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호주 국가 수소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호주 정부와 산업계가 수소 분야를 성장시키고 수소를 주요 에너지 수출 자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수소 인프라 사업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