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언택트 마케팅을 위해 자사의 제품 소개를 위해 영상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언택트 마케팅을 위해 자사의 제품 소개를 위해 영상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뉴시안=손진석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중요해지면서 외출 및 집단 활동도 최소화고 있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최근 언택트 관련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un+tact)’는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조합어로 1인 가족이 늘어나면서 지난 2018년 등장한 단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늘고, 점원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언택트 소비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2월 기준 백화점·할인점 등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0.6%, 19.6% 감소했다. 반면 배달음식 등 접촉을 최소화한 온라인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4% 증가해 2018년 10월 이후 증가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무인‧셀프‧자동화 등 기술이 사람과 사람의 대면을 대체해 주며 생활 속에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게 다양한 언택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 B2B 기업도 대면에서 비대면 온라인 활용…다양한 비대면 제품 출시

전통적인 B2B 기업인 현대모비스가 향후 전통적 대면 접촉을 통한 직접적 영업, 수주 활동이 제한 받는 상황에서 신규 영업 기회 창출과 해외 수주 활로 개척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도입했다.

현대모비스와 같은 B2B(기업-기업 거래)기업은 시장 공략을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한 사례는 흔치 않았다. 주로 오프라인 박람회나 전문 기술 전시회 참가, 고객사 현지 방문을 통한 기술 프로모션 등이 주요 활동으로 많은 향후 기업들의 마케팅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Virtual Tech-Fair(가상 기술 전시회), 온라인 실시간 제품 프로모션, 핵심 기술 시연 영상 제작 등 언택트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 대상 차별화된 수주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미래차 분야 주요 제품에 대한 전문 영상을 제작해 마케팅에 활용할 방침으로 단순히 제품과 이미지 중심의 홍보 영상이 아닌 담당 연구원이 직접 기술 개발 배경과 의미, 특장점을 설명하는 콘텐츠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대면 업무를 고수하던 주차 징수도 언택트로 변화하고 있다. 주차요금 결제 플랫폼을 운영하는 파킹클라우드 아이파킹의 경우 언택트 키오스크를 출시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비대면 주차요금 징수가 가능한 파킹클라우드의 AI음성 인식 키오스크(사진제공=파킹클라우드)
비대면 주차요금 징수가 가능한 파킹클라우드의 AI음성 인식 키오스크(사진제공=파킹클라우드)

파킹클라우드가 출시한 언택트 키오스크는 양 손에 무거운 짐을 들고 있거나, 부득이하게 손을 못 쓰는 상황에서 음성만으로 차량번호 검색과 위치 확인, 주차요금 결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비대면 AI 무인주차관제시스템을 적용해 터치없이 말로 하는 비접촉 키오스크까지 출시해 운전자가 안심하고 편리하게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영업사원들이 고객을 찾아다니는 대면업무로 판매를 해왔다. 자동차 판매는 그동안 대면 마케팅 이외에는 온라인 및 홈핑등 비대면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고, 이를 불문율처럼 여겨왔다.

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급감하자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쌍용차가 언택트 마케팅에 도전해 좋은 성과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쌍용차는 온라인 커머스와 TV홈쇼핑 등의 채널을 확보해 신모델 출시를 알리는 동시에 고객들이 안심하고 정보 확인 및 구매상담을 진행해 코란도와 티볼리의 5월 판매가 전월 대비 각각 32%, 44% 상승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리스펙(RE:SPEC) 코란도‧티볼리 출시 후 커머스 포털 11번가와 협력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했다. 해당상품 구매 시 편리한 위치의 쌍용차 전시장과 연결, 담당 오토매니저로부터 시승 신청 및 구매 상담이 진행되도록 했으며, 해당 페이지 방문자 수가 약 20만건을 기록하는 등 자동차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대면업무가 주로 이뤄지던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들도 언택트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핸드폰의 가입과 기기변경 등을 위해서는 각사의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가능했던 업무들이 이제 비대면으로도 가능해졌다.

KT는 번호이동, 요금납부, 부가서비스 업무를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 신규 스마트폰 단말기 구매도 모바일로 주문하면 1시간이내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KT의 언택트 존은 전국에 3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10월경 오픈할 예정이다. 무인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요금제 신규 가입에서부터 스마트폰 단말기 구매까지 가능해진다. LG유플러스도 10월 서울 종로구에 언택트 매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면 상담을 통해 진행하던 구매 과정을 키오스크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해진다. 

◆ 쇼핑 등 유통산업, 언택트 통한 발 빠른 고객대응 진행

언택트 마케팅은 유통산업을 중심으로 고객들의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는 불편한 대인관계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수 연령층에서 머물러 있었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 연령층에서 언택트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유통업체들은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리지만 쇼핑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온라인 쇼핑몰 ‘롯데프리미엄몰’에서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홈쇼핑 스튜디오가 아닌 백화점 매장에서 쇼호스트‧인플루언서 등이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진행해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커머스 채널이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를 위해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설 약 20개 점포에서만 진행했던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전점으로 확대하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 주문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고객들이 불특정 다수의 직접적인 대면과 상담을 하지 않으면서 쉽고 편하게 추석선물 구매를 위한 상담 및 결제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고객들은 가까운 이마트로 전화 상담을 하면 된다. 이때 방문 일정을 잡고, 예약된 일정에 맞춰 고객의 집(회사)를 방문‧상담 및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일명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셰프처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출시되고 있는 밀키트 제품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더욱 인기를 더하고 있다.

밀키트는 주로 외식을 통해서 맛보던 메뉴들로 집에서는 손질이 어려운 곱창전골, 토르티야, 치킨, 새우로 구성된 멕시코 요리, 하와이 요리 등 전문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주제로 한 밀키트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이 밀키트 제품은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도 근사한 한 끼를 편리하게 맛볼 수 있어 언택트 문화에 안성맞춤인 상품으로 다양한 제품이 계속해서 출시되는 것으로 인기를 실감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마트에 방문하기보다 모바일로 온라인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증가로 위기감이 극도로 고조된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일주일간 주요 마트앱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몰과 롯데마트몰 앱 사용자 수는 전 주 대비 각각 20.89%, 18.9% 증가했다. 또한 SSG앱은 15.73%, 마켓컬리는 13.02%, 위메프는 12.55% 증가했다. 외식보다 배달을 택한 이들도 많아지면서 배달 앱 요기요 사용자 수가 전주 대비 17.14%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자동차의 주유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창문을 열어 주유소 직원에게 설명할 필요도, 결제를 위해 카드를 주고받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 주유 솔루션 오윈 앱을 실행해 원하는 주유소와 주종, 주유량을 선택 > 주유소 방문 > 주유기에 부착된 오윈 스티커 번호를 입력하면 직원이 알아서 기름을 넣어주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했다.

소비자가 이마트 성수점 매장에서 밀키트를 구입하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소비자가 이마트 성수점 매장에서 밀키트를 구입하고 있다.(사진제공=이마트)

이외에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적용하고 있는 카페이 기능에 자주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주유 후 주유량만큼 자동으로 결재가 이뤄지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카페 등 밀집된 공간에서 감염될 확율이 높다는 소식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자주 애용하던 카페 방문이 꺼려지고 있어 카페 안에서 커피를 즐기기보다 스마트오더를 이용해 테이크아웃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할리스커피의 할리스스마트오더 모바일 앱이 대표적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 방문 전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메뉴의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장시간 대기할 필요 없이 준비된 음료를 픽업해 나오기만 돼 스마트오더를 활용한 카페 테이크아웃 이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언택트 소비와 전자상거래가 크게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다양한 기술 발전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국내 소비시장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보다 한층 성숙된 전자상거래 인프라와 보편화된 인터넷·모바일 사용에 힘입어 비대면 온라인 구매와 O2O(Online to Offline) 배송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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