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장(왼쪽), 정몽규 HDC 회장 (사진=뉴시스)
이동걸 산업은행장(왼쪽), 정몽규 HDC 회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재형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오후 아시아나항공인수 문제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9개월째 인수절차에 진전이 없자 급기야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만나 최종 담판에 나선 것이다. 

이날은 지난 6월 이후 두 달만의 비공개 만남인데,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오후 3시께 만나 1시간가량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회동 직후 자료를 통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 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은 등 채권단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의심하는 상황이라 이 회장이 인수 부담을 덜어줄 제안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나 유동성 추가 공급 등이 산은이 준비한 ‘당근책’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1조5000억 원을 추가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산 측의 인수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이 영구채 8000억 원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방안도 HDC현산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돌려받을 생각이었다.

유동성 추가 지원, 영구채 문제 해결 등을 제시받으면서 공은 다시 HDC현산 측이 넘겨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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