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선수단. (사진=KOVO 제공)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여자프로배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어차피 흥국생명이 우승이라는 ‘어우흥’이 대세다.

프로축구는 두 팀으로 나눠도 두팀 모두 중위권 성적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운 전북 현대의 초강세 즉 ‘어우전’ 평가를 받았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이다영 세터가 언니(이재영)를 따라서 가세를 한데다가, 세계최고의 거포 김연경이 합류를 했고, 프로축구 전북 현대는 김보경, 이용, 김진수(사우디 이적), 조규성 등 국가대표에 브라질 출신의 특급 공격수 쿠스타보와 스웨덴의 바로우 등이 합세, 초 1강 전력이 되면서 프로축구 최초로 4연패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비록 정규리그를 앞두고 시범경기 성격의 컵 대회였지만 흥국생명은 결승전에서 GS칼텍스에 0대3으로 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북 현대는 리그 도중에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진수가 사우디 아라비아 팀으로 가면서 2연패를 당해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다.

구기종목은 공격보다는 수비

공을 갖고 하는 모든 구기종목은 공격과 수비로 나눠진다.

공격과 수비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말할 것도 없이 수비다.

모든 구기종목 감독들은 리오넬 메시나 김연경 같은 수퍼스타를 제외하고는 먼저 수비를 갖춘 다음에 공격을 생각한다.

축구에서는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17골을 폭발시키며 6전 전승으로 브라질을 우승 시켜서 사상 최초로 ‘월드컵 3회 우승’ 으로 쥴리메 컵을 영원히 가져간 멤버를 역대 최고의 팀으로 꼽는다.

당시 브라질은 축구황제 펠레와 한얀 펠레 토스탕, 펠레와 영혼의 단짝 자일징요 3각 편대를 이뤘었다. 그러나 3각 편대 못지않게 포백이 완벽했었다.

당시 브라질의 자갈로 감독은 4:2:4 전형을 구사했는데, 펠레 등 삼각편대 못지 않게 포백이 탄탄했었다.

30세에 교통사고로 요절한 왼쪽 수비수 에베라우도, 1m90㎝의 큰 키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했었던 오른쪽 수비수 카를로스 발베르토, 수비를 리드했었던 중앙수비수 윌손 피아짜와 브리투 등 4명의 콤비네이션이 있었기 때문에 펠레 등 공격수들이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흥국생명, 수비에서 밀려

V리그의 전초전인 2020 제천·MG새마을금고 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흥국생명은 김연경(13), 루시아(16), 이재영(17)의 삼각편대가 막강 파워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그러나 GS칼텍스의 러츠(25). 이소영(18), 강소휘(14)로 이워지는 삼각편대도 흥국생명 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결승전에서는 46대57(삼각편대 맞대결)로 오히려 득점력에서 앞섰다.

GS칼텍스는 서브 에이스(3대1), 블로킹(11대9)에서 흥국생명에 우위를 보였고, 특히 서브리시브 성공률에서 GS칼텍스(42.86%)가 흥국생명(35.21%)을 크게 앞섰다. 서브리시브가 잘 되어야 준비한 공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목적타 서브(71개 가운데 39개가 이재영에게 쏠려)로 이재영을 흔들었고, 이재영은 리시브가 불안해지자 공격마저 흔들려, 흥국생명은 다양한 공격을 하지 못했고, 상대 팀이 예상했었던 대로 김연경의 레프트 공격에 많은 비중을 둘 수 밖에 없었다.

GS 칼텍스는 김연경을 리그 최장신인 2m6㎝의 메레타 러츠(블로킹 4개 성공)에게 집중 마크하도록 해, 김연경은 1세트에서 2점만을 올리는 등 전체적으로 13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차상현 감독의 ‘미친개 작전’, 즉 6명의 선수가 소리를 크게 지르며 상대 공격을 미친 듯이 넘어지면서 받아 내자 ‘이쯤 되면 성공(득점)이겠지’라고 생각하던 흥국생명 선수들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결국 약도 없다는 미친개작전에 말려들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어차피 정규리그(10월 17일 개막)를 앞두고 시범 대회 성격으로 열린 대회였다.

흥국생명이 남은 기간 동안 이번 대회에 드러난 약점을 보강하고 GS칼텍스 등 5팀들이 이번에 허점을 보인 흥국생명의 약점을 파고들면 정규리그는 더 수준 높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북 현대, 수비에 허점

한 때 프로축구를 강타했었던 ‘강희대제’ 최강희(상하이 선화) 감독의 ‘닥 공 축구’는 탄탄한 수비에서 출발했다.

전북 현대는 최강희 감독이 짜 놓은 막강 수비력을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이어받아 리그 3연패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전북 현대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김민재 선수가 2018 시즌을 끝으로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지난 8월 30일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진수 선수마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사르 팀으로 떠나면서 더욱 약해졌다.

전북은 김진수가 빠진 8월30일 강원 FC와 홈경기에서 1대2로 패했고, 9월 5일 성남 FC에 0대2로 패하면서 2연패를 당했다.

2위 전북 현대는 6일 경기에서 광주 FC와 1대1로 비긴 선두 울산 현대에 5점이나 뒤져 있다.

전북은 9월 15일 홈에서 1위 울산 현대를 맞아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그 전에 이번 주 토요일(12일) 오후 4시 광주 축구전용구장에서 껄끄러운 광주 FC와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광주 FC는 6일 경기에서 선두 울산 현대에 선제골을 넣으며 1대1로 비겼고, 8월 30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6골(6대4승)을 퍼 붓는 등 7월 25일 수원(0대1패) 전 이후 6경기에서 2승4무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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