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퀄컴의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AP칩 전량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이 퀄컴의 차세대 주력 제품을 전량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주 규모는 1조 원대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의 5G 스마트폰용 AP칩 '스냅드래곤875' 전량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 파운드리 라인에서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노광장비를 활용해 스냅드래곤875를 양산할 방침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75는 삼성전자의 내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5G 스마트폰 '갤럭시S21(가칭)'를 비롯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2월 출시 예정이다.

퀄컴은 그간 스냅드래곤865를 비롯 프리미엄급 제품의 계약은 전부 대만 TSMC에 의존해 왔다. 삼성전자에게는 한 단계 낮은 제품인 '스냅드래곤4' 시리즈와 5G 모뎀칩 'X60'을 위탁 생산해 왔으나 이마저도 일부 물량에 제한됐다. 

업계에서는 퀄컴이 주력 제품의 전량 생산을 맡긴 것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업체로서의 첨단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최근 대형 고객사와의 계약을 연달아 따내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 생산 계약을 따냈으며, 이달 초에는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주를 따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향후 대형 고객사 추가 확보에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실적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4%, TSMC는 53.9%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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