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각사 로고 (사진=배민, 요기요, 쿠팡이트, 위메프오)
배달앱 각사 로고 (사진=배민, 요기요, 쿠팡이트, 위메프오)

[뉴시안= 손진석 기자]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외식을 대신해 배달앱을 이용한 음식 배달이 증가하며 배달앱의 이용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동안 철옹성 같던 배달앱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통하던 쿠팡이츠, 위메프오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독주체제였던 배달앱 시장에 신흥강자로 등장하며 1위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등장한 쿠팡이츠는 지난 6월 배달통보다 월간 사용자수가 많아졌다. 8월에는 전년 대비 4배 많은 74만여명에 이르는 사용자수를 기록하며 요기요를 추격 중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모기업인 쿠팡은 이베이코리아(옥션,  G마켓)와 경쟁하며 조단위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했었다”면서 “쿠팡이츠도 2등 요기요는 물론 1등 배민을 잡기 위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시장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업주에게는 수수료를 깎아주는 프로모션을, 라이더에게는 배달비에 웃돈을 얹어 주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위메프오의 경우도 이번 달부터 수수료 0% 정책을 도입해 입점 업체 늘리기에 나섰다. 업주는 위메프오에 서버비 명목으로 주당 8000원만 내면 돼 입점 부담이 적다는 평가다. 위메프오는 지난 8월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7배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 기존 배달앱들의 독과점과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앱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수수료율을 0~2%로 낮춘 공공 배달앱 서비스인 ‘제로배달유니온’을 16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는  서비스 확장을 위해 서울사랑상품권 1200억원을 추가 발행과 다양한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배달앱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기도도 지난해 4월부터 공공배달앱 사업을 시작해 ‘배달의 명수’를 상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배달앱 시장이 급작스런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부터 트렌드로 부상한 언택트 문화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출보다는 집에서 배달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 업체들의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며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워 신규 업체들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민과 요기요로 압축됐던 배달앱 시장은 올해 쿠팡이츠, 위메프오의 인기와 함께 서울시, 경기도의 공공앱까지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경쟁상황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라며 “배민이나 요기요의 경우 내부에서 비상경영 이야기가 나올 만큼 현재 상황에 긴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배달앱 업체가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제 다양한 배달앱 업체의 조건을 비교해 사용자가 결정 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서울시 공공앱 홍보 포스터 (사진=서울시)
서울시 공공앱 홍보 포스터 (사진=서울시)

국내 배달앱 점유율 1위는 ‘배달의 민족(배민)’이다. 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하 우형)은 지난해 12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되면서 기존에 DH가 국내 지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던 국내 시장 점유율 2‧3위 요기요와 배달통이 한 회사에 소속됐다.

3개사의 합병은 철옹성과 같은 기존 배달앱 시장이 더욱 독과점 형태를 굳히는 모양새를 띄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로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이 국내 배달앱 시장의 약 99%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3개사의 합병은 지난해 합병당시 시장독점의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시장 진출 업체가 많아지고 경쟁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조금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다.

유통‧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배달앱 시장 상황으로 지난해 3사의 합병 당시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심의 단계에 있는 DH(딜리버리히어로)의 배민 인수합병이 조건부 승인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시장의 견해는 지난해 말 발표된 배민 인수합병과 관련해 불거졌던 시장 독점 논란이 최근의 시장상황으로 반년 만에 완해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공정위 심사의 화두로 떠오른 관련 시장 확장과 관련해서 배달앱 외 전화, 인터넷 등으로 배달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함께 만든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협의체)의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에 질문에서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검색 후 전화가 27.4%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18.3%로 주로 주문하는 가게의 전화번호를 저장 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에 전단지를 보고 전화 11.7%, 지역정보책자를 보고 전화도 5.9%로 조사됐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출입 기자단 정책 소통 간담회’에서 “배달 앱인 배민과 DH의 기업결합 심사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심사 기준 중 하나로 수수료 인상과 경쟁자의 신규 진입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배민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수수료 인상 금지를 전제하에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았겠냐”면서 “조건부승인에 무게가 좀 더 실린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2009년 오픈마켓 1‧2위인 옥션과 G마켓 합병 심사에서도 공정위는 수수료 인상 제한을 전제로 양사 합병을 승인한 경험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은 기존 배민, 요기요와 더불어 쿠팡이츠, 위메프오, 공공앱까지 플랫폼 간 점유율 확보 전쟁이 일어나는 양상”이라며 “배민 M&A의 경우 독점 논란, 시장획정 문제가 연초와 분위기가 반전돼 수수료만 올리지 않으면 조건부 승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발간한 ‘외식업계의 비대면 서비스 변화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배민을 견제할 배달앱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하지만 결국 소비자‧외식업주 모두 효율성·편의성에 기반한 배달앱 시스템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나서 규제나 참견을 앞세운 잣대를 들이댄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소비자의 선택이 관련 업체들의 존폐를 결정하는 부분으로 자율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시장 논리에 맞다는 의미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