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을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리한다. 주식회사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새 둥지를 만든 이후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자기매김하겠다는 포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분할' 안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전문사업 분야에 집중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오는 10월30일 임시주주총회 승인 이후 12월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LG화학 측은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하는 시점을 회사 분할의 적기로 보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LG화학 전지사업 부문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2조8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성적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의 실적이 컸다.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한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를 쏟아붓는 등 향후 대규모 투자자금을 활용할 필요성도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이번 물적 분할은 LG화학이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100%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는다. 신설 법인의 IPO(기업공개) 시기는 미정이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 전지재료 사업과의 연관성 등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를 넘어서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이어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필요한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설법인은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세계 최고의 배터리 중심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LG화학은 분사 이후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부문에서도 적기에 필요한 투자를 집중해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LG화학 주가는 이틀 동안 요동쳤다. 

특히 '개미' 투자자들은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빼내면 남는 게 없다", "배터리 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는데 '배신' 당했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배터리사업 분사 때 물적 분할이 아닌 인적분할로 추진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인적분할이란 회사를 수평적으로 분할해 기존 주주들이 신설 법인의 지분을 나눠가지는 형식이다. 물적분할이 존속 법인인 LG화학이 신설 법인을 보유하는 것과 달리 인적분할시 기존 주주들이 신설 회사를 보유하게 된다. 

그러자 LG화학은 "배터리 법인 신설로 배터리 사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추후 상장시 존속법인인 LG화학의 주주가치도 제고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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