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참고사진=뉴시스)

 

[뉴시안= 정영일 기자]코로나19가 국민들의 육체적보다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7월~8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시민 일상’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한국아이비엠(IBM)의 왓슨 어시스턴트(Watson Assistant) 기술력을 활용한 인공지능(AI)챗봇으로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누리집 및 블로그 등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10대에서 80대까지 서울시민 3983명이 응답한 결과를 집계했다.
 
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립감을 느꼈는지’, ‘우리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은 누구인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할 때 육체·정신적 건강 상태는 어떤지’, ‘코로나19 대응 정책 중 시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 정책은 무엇이었는지’ 등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의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민관이 협업했다고 서울시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과 비교할 때 육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25%, 정신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40%로 실태조사에 응답한 서울시민 10명중 4명은 정신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육체적 건강이 나빠진 이유로는 감염 걱정, 강박적인 생각, 출입 제한으로 인한 건강 관리 기회 감소, 답답함과 무기력함, 운동 감소, 고립된 생활 등이라고 응답했다. 

정신적 건강이 나빠진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 경기 침체, 거리두기로 인한 여가 생활 부족, 야외 활동 감소, 교류 감소, 마스크 착용으로 생활의 불편, 가족과의 교류 단절, 대인관계 부족이라고 응답했다.

◆‘여가 활동 및 여행 못가’(32%) 가장 힘들어…‘실업, 소득 감소’(24%)보다 높아

서울시민 32%는 코로나19로 인해 ‘여가 활동이나 여행에 제약’을 받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응답했고, 다음으로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제한’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26%로 나타났다. ‘실업이나 소득 감소로 인한 어려움’도 24%나 됐다. 

이 외에 ‘대중교통 이용’, ‘장보기나 외식’ 등도 힘들다고 답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각종 모임과 회의 등 일상적인 만남에 제약이 따르게 되면서 사람들과의 교류, 여가, 여행 등에 대한 제한을 가장 힘들다고 응답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서울시민 92%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꼭 필요한 정책

서울시민 92%는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사회적 거리두기이며 시민들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30%는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고립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한 70%는 학교나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비교적 고립감을 느끼지 않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문화 활동, 홈트레이닝, 온라인 소비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한 고립감(4%), 다소 고립감(26%)을 느낀 응답자들은 개인정보 수집, 경제 단절, 코로나19 치료비용으로 국민의 세금 사용, 사생활 노출, 공적마스크 부족, 마스크 착용으로부터 오는 답답함, 대중교통 문제, 과도한 제약, 지나친 교회 예배 단속, 특정 업종의 과도한 규제 등을 지나친 점으로 응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을 느끼지 않았다(70%)고 응답한 시민들은 정책에 긍정적이며,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보건 의료 공무원의 도움이 컸다’(79%)고 평가했다. 

서울시민 34%는 서울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실행한 ‘무증상 감염자 무료 선제 검사 등 적극적인 방역 정책’을 가장 훌륭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서울시는 지자체중 가장 먼저 무증상자에 대한 검사 및 익명 검사 등을 도입하여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강력한 방역 대책을 실시했다.   

◆‘소득 감소와 실업 위기인 노동자, 소상공인, 저소득 취약계층 등이 가장 어렵다’ 인식

우리 사회 구성원 중에 가장 어려운 계층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소득 감소와 실업의 위기를 느끼는 노동자’(25%), ‘매출 부진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19%), ‘저소득 취약계층’(16%)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의 28%는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에 가장 훌륭한 정책으로 ‘재난긴급생활비 및 특수고용직 특별지원금 등 지원 정책’이라고 응답해 소득 감소와 매출 부진의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 및 자영업자 등을 지원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21%는 본인 또는 가까운 사람의 격리 경험…30%는 감염 때 돌봐줄 사람 없다

본인이 감염 또는 격리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9%, 가족이나 지인이 감염 또는 격리를 경험한 경우는 12%로 조사됐다. 감염 때 주변에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는 응답이 27%였고, 감염된다면 주변에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32%였다.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43%로는 ‘가족’이 가장 도움이 되었고, 35%로는 ‘공무원’이라고 응답했다. 공무원 중에서는 79%가 ‘보건의료 공무원’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 공동체의 역할에서 가장 큰 지지와 힘을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런 가족의 돌봄을 받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한 대응 방안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크게 나타났다. 

시민의 33%는 인터넷 뉴스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가장 많이 접한다고 응답했다. TV(뉴스)는 32%, 재난 안전 문자도 26%로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사회적관계망(SNS)을 통한 정보 전달은 8%로에 그쳤다.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가 활동, 여행, 사람간의 교류 제한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고립감 및 단절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시민이 어렵지만 특히 장애인, 장기간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 돌봄이 필요한 유아와 어린이,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취업 준비생 등이 특히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 차원의 대책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해 협력할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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