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한국시간 23일) 배터리 기술·투자 설명회 '배터리 데이'를 개최했다. 미래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만 한 얘기가 나오지 않겠냐는 기대와 배터리 업계의 우려 섞인 시선으로 세계가 이목을 집중한 행사다.

테슬라는 이날 '반값' 배터리와 완전 자율주행차를 언급했지만, 3년 뒤 상용화를 예고했다. 배터리 내재화 계획이나 100만마일 배터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없었다. 업계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공정 혁신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56%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특허를 낸 '탭리스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지난해 인수한 맥스웰 테크놀로지의 건식 공정을 적용한 전반적인 공정 단축과 소재 혁신을 통해 배터리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먼저 1년 안에 시범 생산을 통해 시간당 10기가와트의 새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3TWh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새 원통형 배터리 셀 '4680'도 소개됐다. 새 배터리 셀은 시중에 소개된 배터리에 비해 용량은 5배, 출력이 6배, 주행거리는 16%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량생산 시기는 3년 후로 예상했다.

완전자율주행차에 대한 계획도 발표했다. 머스크는 한달 전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을 내달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배터리 공정 혁신을 바탕으로 "3년 안에 2만5000달러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사람들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차를 만드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8년에도 2만5000달러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깜짝 놀랄' 소식은 없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새 경쟁자의 등장으로 위기를 느낄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모두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된 내용이며, 신기술의 언급은 없었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결국 2030년까지의 장기 비전을 확인했을 뿐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던 요소가 소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LG나 CATL, 파나소닉(혹은 다른 파트너사)의 배터리 셀 구매를 줄이는 게 아니라 늘리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배터리 생산 업체가 가장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우리 스스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2022년 이후 심각한 공급량 부족을 예상한다"고 했다.

최고 시청자 수가 27만 명에 달했던 배터리데이는 뚜껑이 열린 이후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배터리데이 종료 직후 테슬라의 주가는 뉴욕 증시의 시간외 거래에서 7%가량 하락했고, 장외 주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요동쳤다. 행사 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 대비 5.60% 떨어진 424.23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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