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히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히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저녁에 주문해도 익일 새벽에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심야 시간대 배송 차량 사고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급증한 데 따른 영향이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소는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새벽배송 화물차 교통사고 실태 및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6월까지 최근 4년 동안 접수된 영업용 1톤 화물차 사고 중 심야시간대(23시~06시)에 발생한 사고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교통사고 수가 약 9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2015년 출시된 이후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2019년 시장규모가 약 8000억원에 달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 등의 영향과 대기업의 본격적인 새벽배송 시장 진출로 인해 약 1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는 출시 첫 해의 시장규모인 약 100억원에서 150배 가까이 성장한 수준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본격적인 새벽배송 시장 진출 등 성장과 비례해 배송차량 관련 교통사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화재는 심야시간에 발생한 영업용 화물차 사고가 2020년 상반기에만 2019년 동기 대비 약 3.3배 증가한 1668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사고 중 심야시간대 사고 비율은 2019년 13%에서 2020년 상반기 기준 약 25%까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차대 차 사고가 60.5%로 가장 많았다. 탑차의 경우 적재함이 높고 회전반경이 넓어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다 주변 공작물을 충돌하거나, 층고가 낮은 지하주차장을 진입하다 충돌하는 차량단독 사고의 유형이 가장 높았다.  

차대차 사고 세부 유형별로는 주정차중 사고가 점유율 74.0%로 가장 높았다. 후진사고를 포함하면 주정차중 사고 비율은 약 84%로 차대차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로등이 없는 좁은 골목길의 경우 주차 또는 출차 때 주차 차량을 발견하지 못해 충돌하는 사고도 많았다. 

삼성화재는 "배송차량의 경우 적재함으로 인해 후방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사고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적재함이 설치된 특수용도형 화물차'에 후방영상장치(후방카메라) 장착 의무화를 통해 후방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전 경험이 적거나 장애물이 많을 경우 사고율은 더욱 높아졌다. 심야시간대 사고 중 운전미숙과 관련된 유형은 약 87.3%(주정차중, 후진중 사고 및 차량 단독사고 합)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적 부담이 많이 가는 심야배송 특성상 사고 운전자 연령은 20~30대가 약 70%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운전미숙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연령이 낮을수록 운전 경력이 낮은 편에 속한다. 이들이 운전 난이도가 높은 탑차를 다루는 기회가 흔치 않은 탓에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체력적 부담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운전 경력이 적은 어린 운전자들이 많다"면서 "이들은 화물차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하지만 배송물량 증가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방카메라 장착 의무화·화물 운송자 종사자 자격 기준 강화 등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지만 새벽배송차량 운전자들은 좁은 골목길과 통로 등에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고, 지하주차장 진입하기 전에 통과 가능 높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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