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상황실에서 열린 2020년 추석 특별교통대책 준비상황보고회에서 김현미 장관이 특별교통대책과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상황실에서 열린 2020년 추석 특별교통대책 준비상황보고회에서 김현미 장관이 특별교통대책과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민 기자]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개선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체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탑승가능 고속버스의 운행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에 귀성길에 오르고 싶어도 비대면 권유에 따라 고향행을 포기한 장애인들의 이용이 불편한 구조인 귀향버스로 인해 현실의 벽에 먼저 부딪힌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석을 앞두고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휠체어 탑승가능 고속버스 현황’에 따르면 휠체어를 타고 탑승할 수 있는 고속버스 노선은 서울에서 부산, 강릉, 전주, 당진을 오가는 단 4개 노선 뿐이었다. 전체 고속버스 노선 169개의 2.4% 수준이다.

4개 노선 중 당진을 제외한 부산, 강릉, 전주의 3개 노선은 이미 KTX를 통해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지역이다. 기차에 비해 노선 설정이 자유로운 고속버스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개 노선을 오가는 휠체어가 탑승가능 고속버스는 고작 10대 뿐. 전국의 등록된 고속버스 2278대에 비해 0.44%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휠체어로 탑승가능한 고속버스 4개 노선의 총 길이는 913.5㎞로 전체 고속버스 노선길이 4만 6528㎞의 2%에 불과했다.

지난해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고속버스의 저상버스 도입 필요성 주장에 김현미 장관은 “내년에는 됩니다. 저희가 준비를 했었습니다”며 자신 있는 대답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휠체어 탑승가능 고속버스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지만 4년째 제자리 걸음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도입된 휠체어 탑승가능 고속버스는 1년이 지나도록 시범운영만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고양시 일산서구의 김현미 국토부 장관 자택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주최로 결의대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김진수 김포장애인자립생할센터 소장은 “내일은 추석입니다. 비장애인들은 추석 때면 선물 들고 줄지어 고속버스 타는데, 장애인들은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며 국토부의 저조한 휠체어 고속버스 도입을 규탄했다.

이에 대해 강준현 의원은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이동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누려야 하는 것”이라며 “휠체어 탑승가능 고속버스의 확충과 노선확대를 통해 내년 설 명절에는 장애인들도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고향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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