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손진석 기자]국내 중고차 업계가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발표에 결사반대를 외치며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사실상 국내 중고차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진출을 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중고차 매매업은 시장 규모가 연간 20조원에 달한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어간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중고차는 개인의 매매보다 현대‧기아차 등 신차 대리점에서 중고차업자들이 매입하는 입장이어서 향후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이 시작되면 중고차 매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차량은 신차 출고 이후 4~5년이 지난 차량이다. 그런데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발표하면서 연식 5년 이내의 차만 판매하는 중고차 사업 범위를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중고차 업계는 그동안 판매만 할 수 있으면 딜러들의 편법적인 중고차 판매 행위를 묵인해 왔다. 불법행위를 통해 적발이 되어도 매매시장을 변경하거나 상사를 변경해 가면서 중고차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중고차 시장 관계자의 증언이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중고차 매물의 판매 실차 점검에서 90% 이상이 본인이 차주가 아니거나 허위매물인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차량의 실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고지하고 있어, 정상적인 중고차 매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환영받고 있다.

이번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계기로 새로운 체계의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분명 기존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던 업체들은 위기를 맞이하게 될것이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이 기존 시장에 신규 진출하면 매우 부정적 시선을 보내지만 이번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유독 환영의 목소리가 더 크다.

국내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대기업의 신규 진출이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기한이 만료된 이후 재지정을 원하는 중고차업계의 의견과 달리 동반성장위원회는 그동안 소비자 불만 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부적합 의견’을 내며 대기업의 진출 제한이 사실상 풀렸다.

중고차 거래에서 피해를 예방하고자 모인 소비자 단체에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동안 중고차 거래에서 발생하는 허위 매물과 강매 등 악성 중고차 매매의 발생은 중고차 업계가 그동안 방치한 결과로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면 지금까지의 불편한 중고차 거래 관행이 사라지지 않겠냐는 기대 섞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고차 업계는 시장 진출을 발표한 현대차 등 대기업만 탓하고 있다. 대기업은 수년간의 준비를 통해 계획한 중고차 시장 진출이기 때문에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본다. 중고차 업계도 늦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을 기회로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혹은 대기업과의 상생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갑의 위치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 진출은 중고차 매입을 위한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켜 기존 중고차업체의 기업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 또 영세한 중고차 딜러와 업체들의 몰락도 명약관화(明若觀火)해 보인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