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뉴시안= 손진석 기자]제10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전기동력차로 전환할 때 부품의 성격에 따라 생태계 변화가 예상된다”며 “기존 조향‧제동‧내장재와 같은 범용부품 등 기계 부품들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ICT‧신소재 등은 융합, 엔진‧연료‧구동 전달 등 내연기관 전용 부품은 소멸의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1일 오전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 전기동력차‧율주행차 등 미래자동차 전환과정의 부품산업 대응 실태를 평가하고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산업 미래차 전환 실태조사결과 및 정책건의’를 주제로 제10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은 국내 185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미래차 전환 대응실태 조사결과’와  ‘부품업체 현장방문’, ‘미래차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도출한 시사점과 효율적인 미래차 전환을 위한 과제에 대한  발표를 통해 “환경규제 강화와 안전·편의성 선호에 따라 전기·수소·자율차 등 미래차 시장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라며 “배터리, 연료전지스택, 센서 등 핵심부품의 기술력을 가진 뉴커머(New Comer)의 등장으로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미래차 전환 대응실태 조사에서 내연기관차의 동력발생과 전달장치 제조업체는 68.2%가 매출 축소를 우려하고 있었다. 연 매출 500억원 이하 기업은 16.1%만이 미래차용 부품을 생산·개발(생산 6.9%, 개발9.2%)하고 있다고 응답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미래차 전환율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국내 기업들의 미래차 전환율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미래차용 부품생산 참여시 자문은 64.7%가 완성차(납품처) 자문을 받았고, 71.3%가 납품 결정·논의 단계(결정 43.6%, 논의 29.7%)에서 참여를 결정해 완성차(납품처)의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차 부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규모 성장은 연평균 33.5%로 자동차 4% 보다 높았으나, 미래차 부품 양산기업 중 17.8%만이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 기술개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미래차에 대한 R&D를 내부 보유자금 진행하는 곳은 56.8% 뿐이었고, 정부사업자금(14.8%), 금융권 차입금(12.3%)을 활용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미래차 부품 개발을 위해 35.6%로 투자자금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전문 인력부족(20.7%)과 원천기술부족(19.5%)도 호소했다.

미래차 기술 확보는 46.5%가 자체 기술개발을 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완성차 공동개발(39.5%)과 정부 연구과제 수행(8.1%) 순으로 나타나 완성차 업체와의 공동개발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미래차 정부지원 사업에 대해서 기존 업체들은 69.4%가 이용실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용에 어려운 점은 지원요건 복잡(39.2%)과 지원규모 또는 과도한 자사부담(22.8%)으로 나타나 지원조건의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품업계는 미래차 설비투자에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조달계획 미정이 45.9%나 됐다. 설비가 구축된 기업은 5.1%에 불과해 금융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래차 설비 조달은 국내기업 제품 사용이 53.4%로 조사됐고, 자체개발 13.6%, 해외조달 11.4%로 나타나 설비 국산화의 필요성도 요구되고 있다.

미래차 부품 생산용 설비 투자를 위해 내부 보유자금을 활용하는 경우는 58.4%에 불과했다. 그 이외에는 은행차입 19.5%, 정부정책자금 활용 9.1%로 나타났고, 설비 투자 저해요인이 자금부족·조달로 나타나 신용대출·보증 확대, 투자펀드 조성 등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안전환경본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안전환경본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김 본부장은 “미래차 양산까지는 평균 32.8개월, 최장 84개월이 소요되고, 1개 부품생산 개발비용이 5억2900만원이 들고, 설비비로 11억6100만원이 사용되어 등 총 13억1500만원의 자금이 소요된다”며 “그러나 양산기업 중 17.8% 만이 수익이 발생해 투자금 회수가 어렵고 재투자에 한계가 있어 특단의 지원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미래차 대응계획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77.1%가 진출품목 등 대응방법을 모른다고 응답해 정보제공과 컨설팅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차 사업진출 희망은 미래차 공용부품 부분에 44.1%, 전기차 전용부품 33.3%, 자율주행 5.4%로 나타났다.

가장 시급한 지원은 49.3%로 자금지원을 꼽았다. 효과적인 자금지원 방식은 저리의 정책금융 지원확대 67.1%로 가장 많았고, 신용대출·보증확대 16.8%, 미래차 전용 투자펀드 조성 10.7%로 나타나 금융지원을 가장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본부장은 “정부의 R&D는 선행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미래차 기술력을 갖춘 업체에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국내 부품업계에 전체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설비투자 등을 지원하는 별도 사업추진이 필요하고, 완성차와 미래차 부품 공동연구 참여 프로그램 확대, 기술수준‧자금 여력이 낮은 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전기차 판매 추이 (자료=김경유 산업연구실장 발표 자료)
글로벌전기차 판매 추이 (자료=김경유 산업연구실장 발표 자료)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글로벌 전기동력차 동행과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코로나19가 전기차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전년동기(1∼8월) 대비 중국(–28.5%), 미국(-14.9%), 한국(–14.8%) 시장에서는 감소했으나, 독일(+84%), 프랑스(+102%) 등 서유럽(+46.3%)에서는 경기침체 대응을 위한 부양책이 전기차 중심으로 지원되어 각국 전기차 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동력차 판매증가의 요인으로 “주요 시장에서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내연기관 규제 심화, 기술발전을 통한 배터리 상용화와 규모의 경제효과”라며 “주요 완성차기업들도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중소 부품업체들은 “미래차로의 체질 변화 요구가 강화되나 전속적 납품구조, 원가구조 취약성 등 부품산업 구조적 문제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 대응에 우려를 제기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협회 회장은 “우리 부품업체들의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의사결정과 부품개발에 있어 완성차업계의 역할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면서 “투자나 공동 R&D 등 완성차업체와 협력업체의 미래차 전환 협력에 대해서는 세제지원 등 협력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미래차 분야 전환과정에서 기존 내연기관차 인력 퇴출과 배터리‧SW‧수소‧전장부품 등의 새로운 인력 채용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대내외 역량을 총동원해 기존인력 재교육과 전환배치에 힘쓰는 한편, 정부로서는 AI‧수소,‧SW 등 새로운 전문 인력 체계적 양성과 공급 노력을 강화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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