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 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kt 선발 소형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 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kt 선발 소형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2020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끝나가고 있다.

프로야구는 시즌이 끝난 후 논공행상을 시작한다.

대부분 선수들이 시즌 동안 올린 성적(타격 왕 다승왕 등)에 따라 수상자가 결정되는데, 두 가지 부문만은 프로야구 전문기자들의 투표로 선정이 된다.

최우수선수상과 신인상이다.

최우수선수상은 타격 홈런 등 공격의 모든 부문에서 선두권을 달리던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다승 부문 선두를 다투는 두산 베어스의 알칸타라와 NC 다이노스 루친스키 그리고 롯데 외국인 투수의 새로운 기록을 써 나가고 있는 스트레일리 등이 후보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신인상은 KT 위즈 소형준의 수상이 유력하다.

소형준은 지난 17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팀의 3연패를 끊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SK전 승리로 소형준의 신인왕은 사실상 결정되었다고 봐도 좋다. 12승을 기록,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양현종(기아), 특급 잠수함 박종훈(SK) 등을 제치고 국내 투수 가운데 다승부문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준의 신인왕 경쟁자들의 면면을 보면, LG 트윈스 이민호 투수가 4승(4패)에 그치고 있고, 한화 이글스 강재민이 14홀드, 기아 타이거즈 정해영이 4승(4패), 타자 중에선 SK 와이번스의 대졸 외야수 최지훈이 2할6푼2리(1홈런)에 그치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 작은 거인 김지찬도 2할3푼6리에(1홈런)에 머물러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은 2016년부터 점수제로 뽑고 있다.

투표 인단이 MVP는 1∼5위까지 5명을 뽑고, 신인왕은 1∼3위까지 3명을 뽑는다. 순위별로 점수(MVP 1위는 8점, 신인왕 1위는 5점)를 매겨 총점으로 MVP와 신인왕을 가린다.

야구 계에서는 소형준이 이정후(키움 91.6%), 강백호(KT 89.1%)도 해내지 못한 100퍼센트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준의 12승은 전체 투수로 볼 때도 18승을 올리고 있는 NC 다이노스 루친스키, 알칸트라 등에 이어 7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9번이나 했을 정도로 선발투수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소형준의 커맨드는 류현진 급

소형준은 올 시즌 홈런을 6개만 허용하고 있다. 지난 6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전 이후는 단 한 개의 홈런도 맞지 않고 있다. 그만큼 배짱도 좋고 구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형준이는 배짱이 좋고 타자를 상대하는 능력, 즉 '커맨드(Command)'가 뛰어나서 연타를 허용하거나, 웬만해서는 홈런을 얻어맞지 않는 다”고 말한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커맨드 즉 타자를 다루는 능력인데, 소형준의 커맨드도 신인답지 않게 능수능란하다.

소형준은 팀에서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규정투수 횟수를 채우지 못하고 10월 22일 현재 124와 3분의2이닝만을 소화 하고 있지만, 승 패 율(12승6패)이 매우 좋다.

이강철 감독은 규정 투수 횟수를 채우게 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옥의 티’(4점대 방어율 4.04)를 제거해 주려고 하고 있다. 소형준의 다음 등판이 25일 롯데 자이언츠 전(수원구장 오후 2시)이기 때문에 그 경기에서 방어율을 3점대로 떨어트려야 하는데, 3~4이닝 정도 무자책점으로 막아야 가능하다.

 

고졸선수, 37년 만에 8월의 선수 수상

소형준은 지난 9월 8일 순수 고졸 신인 투수 최초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당시 소형준은 총점 43.63점을 회득해 35.07점의 NC 다이노스 간판타자 나성범을 제치고 신인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MVP를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30표 중 22표가 소형준을 지지했다.

고졸 신인의 KBO 월간 MVP 수상은 1983년 롯데 자이언츠의 고 유두열 선수가 유일했다.

당시 유두열은 실업야구단에서 선수 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롯데에 입단했기 때문에 사실상 중고 신인이었다.

이번에 소형준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프로 데뷔 첫해인 ‘순수 고졸 신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형준은 지난 8월 5경기에 선발 등판, 28⅔이닝을 던지면서 자책점은 단 5점에 그쳤다. 8월에 마운드에 오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점대 방어율(1.57)을 기록했다. 5경기에서 4승을 올렸다.

소형준은 시즌 초에는 투심 패스트볼의 비율이 높았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빠른 슬라이더(커터 성)와 체인지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더욱 위력적인 투수가 되었다.

특히 8월의 선수상을 받은 이후부터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12경기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2.43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형준 역대 8번째로 고졸 데뷔전 승리투수

소형준은 지난 5월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데뷔전서 승리투수(12대3)가 됐다.

이는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이었다.

KT 소속으로는 2018년, 김민 이후 2번째다. KT는 KBO 역대 통산 최초로 한 팀에서 두 명의 고졸 데뷔전 승리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소형준은 6월에 큰 위기를 맞았었다. 6월 9일 수원 기아 타이거즈 전부터 26일 한화 이글스 전(2⅔이닝 9피안타 1볼넷 2탈삼진 6실점)에서 패하면서 내리 4연패를 당했다. 해당 기간 평균자책점은 8점대(8.83, 4승5패)였다.

당시 소형준의 방어율은 6.65로 규정 이닝 투수 32명 중 최하위였었다.

소형준은 6월에 부진한 이후, 2주간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7월 이후 달라졌는데, 그동안 팀 선배투수들로부터 체인지업과 커터를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 땅볼 비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프로야구 역대 신인왕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는 모든 선수가 신인이라 신인왕이 없었다.

프로야구 역대 신인왕 37명 가운데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18명이 투수다. 신인왕 투수 가운데 최다승은 1989년 태평양 돌핀스의 잠수함 투수 박정현의 19승이다. 당시 박정현은 19승10패 방어율 2.15의 성적으로 태평양 돌풍의 주역이었다.

최다 세이브는 2002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 투수의 28세이브인데, 당시 조용준 투수는 28세이브 외에 9승5패를 기록하면서 방어율이 1점대(1.90)를 기록했었다. 방어율 1점대 신인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 조규제(1.64),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1.18) 등 3명 뿐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는 2006년 탈삼진(204개)을 차지하면서 18승6패 방어율 2.23을 기록했었다.

전 KBS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용철 투수는 1988년 MBC 청룡에서 7승11패를 기록, 신인왕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승보다 패가 많았었던 투수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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