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개 대기업 350조 규모 투자 약속 “이행여부 아무도 몰라”
국내 7개 대기업 350조 규모 투자 약속 “이행여부 아무도 몰라”
  • 손진석 기자
  • 승인 2020.10.2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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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회공헌이 위기에 빠진 총수를 구하기 위한 공수표로 활용되서는 안 돼”
2018년 주요그룹 투자계획 집행 현황 (자료=양경숙 의원실)
2018년 주요그룹 투자계획 집행 현황 (자료=양경숙 의원실)

[뉴시안= 손진석 기자]지난 2018년 정부의 투자‧고용 확대 요청에 따라 삼성·SK 등 국내 7개 대기업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총 투자액 350조원, 신규채용 19만4000명으로 같은 해 정부예산의 78%에 준하는 대규모 투자 약속이었다.

문제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어디에서도 기업이 발표한 투자계획 이행을 관리하지 않고 있어 실제 얼마나 투자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조차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경숙 의원은 22일 입법조사처로부터 받은 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니, 대규모 투자계획을 약속한 7개 대기업 중 투자 집행률이 30%를 초과하는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 대기업의 정규직 근로자 수는 1만4740명 증가했다. 그런데 발표한 채용 목표의 7.59%에 불과한 수치다. 고용자 수 증감을 채용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이 발표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지난 8월 13일 삼성전자가 ‘국내투자 180조원·신규채용 4만명’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자료를 발표했으며, LG그룹도 양경숙 의원실에 약속한 투자와 신규채용을 기간 내 완료했다며 자료를 제출했다.

기업의 발표와 언론의 보도, 입법조사처의 보고서의 내용이 제각각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다.

양경숙 의원은 기재부 국정감사장에서 “공교롭게도 투자계획을 발표한 대기업 대부분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력이 있다”며 “대기업 사회공헌이 위기에 빠진 총수를 구하기 위한 공수표로 활용되서는 안된다. 특히, 2018년 대기업 투자계획 발표는 당시 경재부총리가 대기업 총수들과 면담 후 발표된 투자계획이었던 만큼 정부가 기업의 투자이행 여부를 파악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기업이 이렇게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은 그에 상응하는 약속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투자이행이 필요하다고 본다. 저희가 한번 체크해 보겠다”라고 답변했지만, 기재부는 기업의 투자를 정부가 나서서 점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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