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안= 박은정, 임성원 기자]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사망사고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모든 대책을 책임지고 실행하겠다"며 택배기사와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은 22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태평로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 대표의 대국민 사과로 시작된 기자간담회는 약 18분 만에 끝났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와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공개했다. 주 골자는 ▲작업시간 단축 ▲산업재해 예방안 마련 ▲작업강도 완화 위한 구조개선 ▲100억원 규모 상생협력기금 조성 등이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들의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인력 규모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1000명을 포함한 모두 4000명이다. 매년 500억원 정도의 추가인력 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집배점과 협의해가기로 했다.

다만 4000명을 어떤 형태로 고용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 정태영 택배부문장은 "택배사가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취지"라며 "장기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운영하겠다"고 추가 설명했다.

지원인력 투입으로 분류업무를 하지 않는 택배기사들은 오전 업무개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지역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침 7시부터 12시 사이에 업무개시 시간 조정이 가능해져 전체 근무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과물량이 나오는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 체제로 물량을 분담해 한 사람에게 물량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도 검토한다.

산업재해 예방안도 구체화된다. CJ대한통운은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상반기 이후에는 산재보험 적용 예외신청 현황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이에 신규 집배점은 계약시, 기존 집배점은 재계약시 산재보험 100% 가입을 권고하는 정책을 강화한다.

또한 전체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건강검진 주기를 내년부터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하기로 했다. 모든 검사비용은 CJ대한통운이 부담한다.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방안을 구축했다. 건강검진시 이상소견이 있는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집중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근로자 건강관리센터와 협력해 연 3회 방문상담을 진행한다. 고위험군 직원에게는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집배송 업무 배제 또는 물량축소 등을 강력히 요청한다.

작업강도 완화를 위한 구조 개선도 가속화한다.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에 이어 2022년까지 소형상품 전용분류장비를 추가 구축해 현장 자동화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오는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도 조성한다. 기존에 시행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과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한다.

CJ대한통운은 2019년 택배기사와 간선사, 도급사, 집배점과 회사 등 택배산업 5주체를 구성원으로 하는 택배상생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위원회는 상생협력기금의 일부 재원을 활용해 택배종사자 소통 등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정태영 부문장은 "현장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택배기사와 택배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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