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7회초 무사 2,3루 상황 롯데 손아섭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7회초 무사 2,3루 상황에서 롯데 손아섭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1940년대 7년 연속 홈런왕의 대기록을 세웠던 랄프 카이너는 “타격왕은 포드를 타고 홈런왕은 캐딜락을 탄다”는 명언을 남겼다.

KBO에 대입해 보자면 “타격왕은 그랜저를 타고 홈런왕은 제네시스”를 탄다고 바꿔야 할 것 같다. 

포드(그랜저) 자동차를 향해 3명의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0.353),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0.349)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 최형우(0.350) 선수의 타격왕 마지막까지 경쟁이 뜨겁다.

세 선수 모두 3할 5푼 안팎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아섭은 생애 첫 타격왕을 노리고 있고, 멜 로하스 주니어는 이미 홈런, 타점왕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정규리그 MVP를 위해서는 타격왕의 영광이 꼭 필요하다. 최형우는 지난 2016년 타격왕에 오른 바 있지만, 생애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어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타격왕 타이틀이 필요하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3게임을 남겨 놓고 536타수 189안타로 0.35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늘(28일) 기아 타이거즈, 그리고 29, 30일 이틀 연속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갖게 된다.

손아섭은 28일부터 이틀 동안 정규리그 1위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한 후 30일 한화 이글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다.

최형우는 KT, 두산, 롯데와 3연전을 한 후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NC 다이노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할 예정이다.

현재 일요일(30일) 전국적으로 비가 예고돼 있어 변수로 적용할 수 있지만, 일정상 멜 로하스 주니어와 손아섭이 모든 경기를 마친 뒤 31일 최형우만이 마지막 한 경기를 더 치르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로하스, 손아섭 그리고 최형우

멜 로하스 주니어는 좌우 타석 모두 홈런을 기록했었던 전형적인 양타 선수다.

2017년 6월, 성적이 부진하던 조니 모넬 선수의 대체 선수로 KT에 입단했다. 후반기만 뛰고도 18개의 홈런을 쳐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2018년 3할 5리의 타율에 43홈런을 쳤고, 5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KT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2019년 홈런이 절반(22개)으로 줄었지만 3할 2푼 2리로 타율이 올랐고, 올 시즌 6월 월간 MVP를 기록하는 등 최소한 5관왕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손아섭은 개명한 선수들의 롤 모델이다. 손광민이었을 때는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 2008년 손아섭으로 개명 이후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322로 최고의 현역 왼손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에 첫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최형우는 원래 포수로 데뷔를 했었다. 2016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기아 타이거즈로 연봉 100억원(4년)을 받고 이적했다.

2011년에는 홈런왕(30개), 2016년 3할 7푼 6리로 타격왕을 차지했었고, 지난해 300홈런을 돌파해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리그 최고의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역대 타격왕 타율 1, 2위는 백인천-이종범

프로야구 원년 MBC 청룡의 백인천 플레잉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962년부터 1981년까지 20년간 뛴 경험이 있다. 감독과 선수를 겸했기 때문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1975년 다이헤이요 라이온즈(현 세이브 라이온즈)팀에서 뛸 때 타격왕(0.319)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었던 백인천은 프로야구 원년 역대 최고급 타율인 0412의 고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가 보스턴에서 뛸 때 0.406의 타율을 기록한 후 60년 동안 4할 타율이 나오지 않고 있고, 1950년에 시작된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아직 4할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백인천의 4할 타율은 당분간 불멸의 타율이 될 것 같다.

야구천재 이종범(전 기아 타이거즈)이 한때 4할 타율에 도전했었다. 1994년 이종범의 0.394의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했는데, 아마 복통(5경기 결장)이 없었다면 4할이 충분히 가능했었을 것이다.

타격왕을 한 팀에서 5년 동안 독식을 한 적도 있었다.

1983년부터 19897년까지 삼성 라이온즈가 5년 동안 타격왕을 독점했었다. 1983년 장효조, 1984년 이만수 그리고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장효조가 타격왕 3연패에 오른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