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승섭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에서 가진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두고 평가를 달리하며 서로를 비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있었는데 입장할 때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와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며 "어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힘의 고성과 집단 시위는 누가 보더라도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 품격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치는 거울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치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정치인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품격과 절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국민의힘이 보여준 품격 없는 태도 때문에 유권자인 국민들이 사회적 갈등을 더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을까봐 염려가 된다"며 "국민의힘이 어제의 행동을 스스로 돌아볼 것을 권고해 드린다. 변화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 또 혁신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2021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서는 "오늘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시작된다. 2021년 예산안의 핵심은 코로나 위기 탈출과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단 우리만의 판단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 그리고 전 세계 모든 경제 기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어제 국민의힘이 예산 심사를 본격적으로 기도 전에 '한국판 뉴딜 예산을 최소 50% 이상 삭감하겠다'고 선포부터 하고 나섰다"며 "세부 내역을 심사하기도 전에 덮어놓고 삭감을 주장한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이번 예산안마저도 정쟁의 볼모로 삼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예산 심의만큼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과 대안으로 경쟁하는 생산적 국정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국민의 민생,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좋은 사업들을 발굴하고 제안하고 그래서 필요한 예산을 탑재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평소에도 협치를 강조하시고 어제 시정연설에서도 협치를 말했는데 행보는 협치와는 점점 더 거리가 먼 행보만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협치는 청와대를 민주당이 따라주면 협치고, 그렇지 않으면 협치가 아니라는, 우리는 협치 할 생각이 많은데 야당이 따르지 않는다는 정치적 프로파간다(propaganda)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같이 말하면서 "지도자의 힘은 신뢰에서 나온다"며 "말이 현실과 떨어지면 신뢰를 잃고 용어마저 뜻을 잃게 된다"며 "진정 협치를 하려면 야당의 주장 받아드리는 협치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협치라는 단어를 써서 협치의 본래 뜻이 왜곡되는 일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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