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수석대변인(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궐당헌당규 개정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참여한 권리당원 86.64%가 당헌 개정 및 공천에 찬성,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결론지었다.(사진=뉴시스)
최인호수석대변인(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궐당헌당규 개정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지난달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참여한 권리당원 86.64%가 당헌 개정 및 공천에 찬성,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결론지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승섭기자]국민의힘은 2일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어 자살하거나 물러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당원 투표라는 방법으로 후보를 내겠다고 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후안무치의 극치를 공개 인증했다"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스스로 귀책사유가 있을 때는 공직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전당원 투표라는 방법으로 뭉개 버렸다. 무려 86%라니 집단최면이라도 걸린 것인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이 지난 4월 위성정당을 탄생시킬 때도 같은 수법이었다"며 "명분 앞에 서지 않고, 무리 뒤에 숨는다. 그런데, 이번 절차에 맥락상 좀 빠진 것이 있다. 민주당 강령도 같이 고쳐야 하는데 고치지 않았다. 11항의 '성평등·사회적 약자·소수자'를 통째로 들어내야 했거나, 적어도 '성과 관련된 범죄의 예방 및 근절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조항을 삭제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의 이낙연 대표는 '무엄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뒤집은 것인가. 문 대통령께서는 이른바 '문재인 조항'을 뒤집는 일련의 조치를 승인한 것이 아니라면 유감을 표명하셔야 할 것이다. 지난번 이 대표는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김예령 대변인도 잇따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후안무치야말로 반드시 심판받아야 마땅하다"며 "정치적 고비 때마다 '전 당원투표'를 지도부 책임 회피에 활용하던 민주당이 이번에도 역시 '답정너'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86.64%, 민주당 당원들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자는 의견에 찬성한 압도적 비율이다. 하지만 응답에 참여한 당원은 고작 26% 남짓으로, 유효 투표율에 미치지 못했다는 논란마저 일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계산해보면 당원 5명중 한명 정도가 공천에 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대다수의 민주당 당원들조차 지도부의 명분 없는 공천시도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당 수석대변인은 '의결 절차가 아니라 당원들의 의지를 묻는 것'이라며 황당한 궤변으로 변명했지만, 애당초 '전 당원 투표'는 지도부의 명분쌓기용이자, '말 뒤집기'를 위한 행정 절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음이 드러났을 뿐이다"고 말했다.

엎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는 "이틀 동안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추천을 위한 당헌 개정 여부를 놓고 전당원 투표를 실시했다"며 "많은 당원들께서 당헌 개정에 뜻을 모아주셨다.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취지를 이해해주신 당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후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저희들의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며 "피해 여성께도 거듭 사과드린다. 그 사과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는 실천이 따라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저희 당은 윤리감찰단을 새로 가동한데 이어 오늘은 윤리신고센터와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를 열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성 비위와 부정부패 등에 대한 조사와 후속 조치 등에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자성어린 말도 나왔다. 양형자 최고위원은 "책임 있는 정치란 무엇인가. 지난 주말 내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명시된 당헌을 따르는 것이 책임일 수도 있다. 공천을 포기하는 것이 바른 정치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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