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링턴=AP/뉴시스]LA 다저스 선수들이 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을 3-1로 이긴 후 환호하고 있다. 다저스는 통산 전적 4승 2패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20.10.28.
[알링턴=AP/뉴시스]LA 다저스 선수들이 2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을 3-1로 이긴 후 환호하고 있다. 다저스는 통산 전적 4승 2패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20.10.28.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지난 10월 28일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의 탬파베이 레이스와 월드시리즈 6차전.

다저스는 3승2패로 앞선 6차전 경기에서 템파베이 선발 블레이크 스넬의 158㎞ 안팎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한 점도 내지 못하고 0대1로 끌려갔다.

당시 브레이크 스넬의 구위는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 4가지 구종 모두 완벽하게 구사해 난공불락처럼 보였다.

그러나 캐비 케시 감독은 6회 말 스넬이 두 번째 안타를 맞자 강판 시켰다. 그 때까지 스멜은 9개의 삼진을 빼앗으며 겨우 73개 밖에 던지지 않고 있었다. 적어도 7회 아니면 8회까지 거뜬해 보였다.

다저스는 구원 등판한 닉 앤더슨을 상대로 승부를 뒤집었다.

1번 타자 무키 벳츠가 3루수 옆 빠지는 2루타로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앤더슨의 폭투와 코리 시거의 야수선택으로 2대1로 역전을 했다. 그리고 8회 말에는 무키 벳츠가 좌중간을 넘어가는 쐐기 솔로 홈런을 터트려 3대1이 되면서 승부의 추가 다저스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 엘지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 엘지 공격 7회초 두산 투수 최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 포스트시즌 준PO 1차전 엘지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 엘지 공격 7회초 두산 투수 최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월 4일 두산 베어스 대 LG 트윈스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선발 플렉센은 155㎞ 안팎의 강속구에 각도 큰 커브로 LG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 6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11탈삼진(4안타 무실점)을(강판 당시 3대0으로 리드)기록하고 있었다.

플렉센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승리 계투조 이승진, 홍건희 등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3차전 선발투수로 유력했었던 최원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감독은 이승진이나 홍건희는 플렉센과 비슷한 스타일인데다, (공의)위력이 플렉센 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얻어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이드 암 최원준을 올린 것이다.

최원준은 김태형 감독의 바램대로 1과3분의1이닝 무실점(3삼진), 이어서 이승진 1이닝 무실점, 마무리 이영하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아 4대0으로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프로야구 감독, 투수 교체가 가장 어려워

프로야구 감독은 투수 교체시기(또는 다음 투수)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명장반열에 오르고 있는 캐빈 케시 감독과, K리그에서 ‘잠실의 여우’라고 불리는 김태형 감독의 투수 교체의 예를 보면, 김 감독이 얼마나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강철 KT 감독은 2018년 두산 베어스에서 김태형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와 투수코치를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 감독의 수를 가장 잘 읽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4일 경기에서 플렉센 투수에 이어서 두 번째 투수로 최원준을 올릴 것을 예상 했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바로 이강철 감독일 것이다.

 

이강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강철 감독은 1966년생으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1967년)보다 1년 선배다.

현역시절 10연속 두 자리 승수와 세 자리 수 이닝 소화 그리고 세 자리 수 탈삼진을 기록한 언더핸드의 전설이었다.

선동열의 광주일고 직계 후배로 선동열이 무등산 폭격기라면, 이강철은 무등산 핵잠수함이었다.

언더핸드 투수로는 수준급 스피드인 140㎞대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던졌는데, 특히 슬라이더의 궤적이 명품이었다.

코티시절에는 연투를 시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 했는데, 두산 베어스 이영하, 박치국 등이 그의 작품이다. 박치국은 투구 밸런스부터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전수시켜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이 집사’로 불리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을 통솔한다.

2019년 KT 위즈 팀을 맡아서 6위를 차지했고, 2년차인 2020년 정규리그 2위로까지 끌어 올렸다.

 

1차전 소형준, 플렉센 맞붙을 가능성도 있어 

김태형 감독이 ‘잠실벌의 여우’라면 이강철 감독은 ‘수원의 롬멜’이다.

막강 두산의 원투 펀치(플렉센, 알칸타라)에 맞설 KT의 1,2 선발은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 윌리엄 쿠에바스(10승), 신인왕을 예약한 소형준(13승) 등인데, 외국 투수 2명 대신에 소형준을 먼저 내 보낼 가능성을 내 비쳤고, 강백호를 1번 타자로 배치할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을 흘려, 김태형 감독을 자극했다.

이강철 감독은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가지 않고 2차전을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타자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격감각을 끌어 올리는 것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3차전까지 가면, 투수력을 더 많이 소화하고, 휴식일도 일요일(8일) 하루 뿐 이기 때문에 3차전까지 가야 KT가 유리한 것을 알면서도 속에 없는 말을 하면서 (2차전을 일찍 끝난 데 대한) 서운한 맘을 애둘러 표현 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팀의 의표를 찌르는 투수 교체, 제치 있는 도루와 주루 플레이 등으로 잠실의 여우로 자리매김한 김태형 감독과,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군 전차를 몰고 신출귀몰 연합군으로부터 사막의 여우로 불렸었던 롬멜(KT 이강철 감독)의 진검승부가 오늘부터 시작된다.

만약 소형준과 플렉센이 1차전 선발로 맞붙는 다면, 소형준은 올 시즌 두산 전 4게임에 선발로 나와 3승1패(2.51)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플렉센은 KT전 2게임에 1승(0.90)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 9일 소형준과 플렉센이 맞대결을 벌였는데, 플렉센이 7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8개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4대0)를 따냈고, 소형준은 5⅔이닝동안 6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KT가 두산에 9승7패로 앞서있고, 플레이오프전 경기 장소는 모두 고척 돔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