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 대 kt위즈의 경기, 9회초 1사 3루 두산 김인태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 대 kt위즈의 경기, 9회초 1사 3루 두산 김인태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미국 사람들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를 폴 클래식’(Fall Classic)이라 부른다.

전 LA 다저스 토미 라소다가 말한 '가장 슬픈 날'(야구가 끝나는 날)이 다가오고 있지만, 한 해의 결실을 보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시리즈 중 단연 최고 무대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KBO 프로야구는 전통 명가 두산 베어스 대 신흥 강호 KT위즈의 맞대결이 펼쳐졌고, 결과는 ‘가을의 클래식’으로 불려도 좋을 명승부였다.

결과는 3대2, 두산 베어스가 KT위즈를 이기고 한국시리즈 진출(81퍼센트)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펠레 스코어’라는 3대2라는 스코어가 축구에서만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가 아니라 야구도 재미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어제 경기는 적당히 투수전이었으며, 동시에 적절한 난타전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야구 쉐프

쉐프가 맛있는 ‘소고기 요리’를 하기 위해선 좋은 소고기만 있어서는 어렵다. 소고기를 알맞게 익혀야 하고, 요리에 맞는 적당한 양념을 적절한 시기에 넣어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적당한 마운드 운영(선발 플렉센, 마무리 이영하)에 대주자(이유찬), 대타(김인태)를 유효적절하게 활용하여 귀중한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산은 어제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로, 2019년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 7연승을 하고 있다.

2019년 한국시리즈(키움 히어로즈와 1~4차전)와 2020년 준플레이오프(LG 트윈스와 1~2차전) 그리고 어제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7전 전승으로 포스트시즌 역대 4위 기록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해태(전 기아) 타이거즈가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9연승을 기록, 역대 포스트시즌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웠었다.

플렉센과 소형준의 투수전으로 시작

11월 9일, 정규리그 3위 두산 베어스가 2위 KT 위즈를 3-2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83.1%(32회 중 26회)였다. KT 선발 소형준과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은 각각 선발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플렉센은 150km 초반의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 등으로 7과 3분의 1이닝 동안 4안타 2실점(11개 탈삼진, 108개 투구)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또다시 특급 피칭을 했다. 이어서 마무리 이영하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만 허용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

소형준도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40km 중후반의 패스트볼과 능숙한 커맨드로 100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무실점으로 국가대표로 뽑혀도 1선발로 나가도 손색이 없는 피칭을 했다. 이강철 감독이 꺼내든 8회 윌리엄 쿠에바스( ⅔이닝 1피안타 2실점), 김재윤( ⅔이닝 3피안타 1) 카드는 성공하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두산이 8회 초 투아웃 이후 오재일, 김재환, 허경민 등의 연속 3안타로 2대0으로 앞서갔지만, KT도 8회 말 2사 만루에서 유한준의 2타점 적시타로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9회 초 두산은 NC가 동점으로 따라붙자 선두타자 김재호가 좌전 안타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때 김태형 감독은 승부처라고 보고 발 빠른 이유찬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이유찬은 오재원의 번트 동작을 취하자 2루 도루를 감행, 무사 2루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큰 경기에 강한 오재원이 희생번트를 성공 시켜 1사3루가 되었다.

이때 KT 내야진들은 ‘한 점 승부’로 보고 실점을 막기 위해 전진 수비를 펼쳤다. 김 감독은 대타 김인태를 기용, 천금 같은 적시타가 터졌다.

따듯한 돔구장 효과

플레이오프 1차전 해설을 한 MBC의 전 메이저리거 김선우 위원은 “(돔구장)밖으로 잠깐 나갔다가 추워서 혼났다. 정말 다른 세상에서 야구를 하는 것 같다”며 돔구장에서 야구 해설을 하는 것에 대만족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때문에 고척 돔 1만7000석의 48.2%만 관중 입장을 허용, 8200명만 직관을 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86번째이자 포스트시즌 299번째 매진이 됐다.

경기 전 고척 돔 주변 서울 시내의 기온은 추위를 느낄 수 있는 영상 5도였지만, 고척 돔 내부는 23도로 선수들이 야구를 하거나 야구팬들이 즐기기에는 적당한 기온이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0일 오후 6시 30분 고척 돔에서 치러진다. KT는 외국인 에이스 데스파이네, 두산은 최원준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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