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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kt 위즈의 경기에서 1-4로 승리한 두산 김태형 감독이 김재환과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 ‘인해전술(人海戰術)’, 중공군이 1950년 6·25전쟁 때 썼던 전술이다. 

여기서 인해란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준말이다. 즉 전투원의 손실을 고려하지 않고 산과 바다 보다 많은 인원을 한 곳에 쏟아부어 상대를 압도하는 전술이다.

대표적인 전쟁 영화 ‘고지전’에서 주인공이 “우리가 가진 총알보다 그 새끼(중공군)들 숫자가 더 많다는 거 아세요!”라고 말해 인해전술의 무서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인해전술은 단순히 물량을 믿고 돌격하는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작전 지역에서 적보다 수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양(量)은 양만의 질(質)이 있지, quality before quantity” 1920~50년대 소련의 혁명가이자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한 말이다.

어제 고척돔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대 KT 위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20승(2패)의 압도적인 승수와 승률을 기록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로 기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칸타라의 몸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2~5위 순위 다툼이 치열했었던 지난 10월 6경기에 선발로 내보내 40⅓이닝을 던지게 한 후유증이 온 것이다.

지난 5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등판 직전, 목에 담 증상까지 왔다. 그런데도 알칸타라는 선발등판을 자청, 4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알칸타라를 4일 만에 다시 선발로 내 세우는 것은 무리였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2차전만 건너뛰면 3차전이 벌어질 12일까지 6일 동안 푹 쉬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 차선책으로 ‘인해 전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해전술로 2승 따내

장수는 전쟁하러 나갈 때(감독은 경기하러 나갈 때) 필요한 것은 싸우기 전(경기를 하기 전) 이길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인해전술은 젊은 투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12일 선발로 예정된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한 모든 투수에게 동원령을 내렸다.

최원준을 선발로 내세웠고, 3회 투 아웃을 잡고 맬 로하스에 솔로 홈런을 얻어맞자 지체 없이 김민규를 ‘붙였고’, 이어서 박치국, 홍건희, 이영하로 마무리를 시켰다.

최원준 등 5명의 투수가 8안타를 얻어맞았지만, 투수 교체 시기를 절묘하게 선택했다. 결론적으로 로하스에 맞은 솔로 홈런 한 점 외엔 실점이 없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도 선발 데스파이네 등 7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6~7회까지 버텨 준 후 불펜 요원 한두 명과 마무리로 경기를 끝내려 했다.

그러나 데스파이네가 4이닝 동안 71개를 던지며 공의 위력이 떨어지자 궁여지책으로 많은 투수를 동원해 11안타 4실점으로 패배를 면치 못했다.

두산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9할 가까이 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T 위즈를 4대1로 꺾고 2연승을 올리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 두고 있다.

두산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포스트시즌 KT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데스파이네를 무너트리며 11안타를 퍼부어 4대1로 이겼다.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은 3안타 3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고, 선발 최원준 등 5명의 투수는 8안타(1실점)로 KT 타선을 잘 막아 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16차례 중 14차례였다. 이제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무려 87.5%나 된다.

20승 투수 알칸타라 12일, 3차전 선발

12일 고척 돔에서 계속될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두산 베어스는 라울 알칸타라, KT 위즈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내세운다.

알칸타라와쿠에바스는 지난해 KT에서 원투 펀치로 활약했었다.

알칸타라는 11승 11패, 쿠에바스는 13승 10패를 기록해 KT는 알칸타라를 포기하고 쿠에바스를 선택했었다.

알칸타라는 올해 두산의 탄탄한 수비력과 막강한 공격진을 등에 업고 20승 2패(2.54)로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었다. KT를 상대로 3경기에 선발로 나와 패배 없이 2승(4.24)을 올렸지만, 방어율은 높지 않았다.

KT 쿠에바스는 올해 10승 3패(4.10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고관절 부위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쿠에바스는 두산 전 3경기에 나와 1승 1패(5.02)를 기록했는데 역시 방어율이 조금 높았다. 쿠에바스는 두산의 최주환에게 많이 얻어맞았지만, 최주한은 컨디션 저하로 라인업에서 빠져 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선발 또는 대타로 최주한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혁은 4타수 2안타, 정수빈은 7타수 3안타로 쿠에바스에 ‘강한’ 선수들이다.

반면 알칸타라는 장성우(6타수 3안타), 강백호(5타수 2안타)를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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