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양의지가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지난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선수가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귀국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광현은 2020시즌 메이저리그에서 8경기에 7차례 선발했고, 39이닝 3승무패, 방어율 1.62의 좋은 성적으로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기자회견을 통해 김광현은 주전 포수인 야디에르 몰리나에 대해 “타자가 못 치는 공이 아닌 투수가 잘 던지는 공을 던지도록 만드는 포수였다"며, "나에 대해 연구와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아 한국에도 이런 포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야디에르 몰리나는 메이저리그 전문가 중 대다수가 '투수 리드 및 블로킹에서 최고의 포수'로 손꼽는 선수다.

몰리나는 2004년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원 클럽 맨’이면서 명실공히 최고의 포수다.

그의 두 차례의 월드 시리즈 우승 (2006년,  2011년), 아홉 번의 올스타전 출전, 아홉 차례의 골드글러브(우리나라 골든 글러브와는 달리 수비만 보고 수여) 수상 실적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몰리나는 타격도 수준급이다.

2013년 3할 1푼 9리의 타율로 실버슬러거(포수 가운데 가장 타율이 좋은)상을 받았고, 2004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 2020년까지 17년 동안 3번이나 3할을 쳤다. 통산 타율도 포수로는 정상권(0.281)에 올라 있다.

그러나 한국의 NC 다이노스 양의지 포수도 야디에르 몰리나에게 투수 리드, 블로킹 타격 면에서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몰리나의 조국인 푸에르토리코 언어 구사력만 뒤질 뿐이다.

 

양의지, 수비력은 세계 최고 포수 몰리나 급

반면 오히려 양의지의 타격 실력은 몰리나를 능가한다.

양의지는 프로야구 39년 역사상 스윙이 가장 부드러운 타자로 꼽힌다. 힘들이지 않고 치는 것 같은데도 홈런이 터진다. 

양 선수는 2018년 0.358의 타율로 타격 2위, 2019년 0.354로 타격왕, 2020년 33개 홈런으로 홈런 3위와 124타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15년 동안 통산 타율도 3할(3할 7리)을 웃돈다.

양의지는 두산 베어스 선수 시절 주전 포수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특히 2015년부터 2년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쾌거도 이뤄냈다.

양의지는 2016년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7안타(1홈런) 4타점, 타율 0.437로 MVP로 선정됐다.

2018년 시즌 직후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당시 이대호(4년, 150억원)에 이어 역대 FA 2위에 이르는 높은 연봉(4년간 125억원)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이대호가 일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거친 해외파였기 때문에 국내 FA로는 역대 최고 연봉이었고, 종전 포수 최고연봉 강민호(롯데에서 삼성으로)의 80억원보다 무려 45억원이나 많았다.

2020 시즌 NC 다이노스를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하게 한 ‘일등공신’은 말할 것도 없이 양의지였다.

이동욱 NC 감독이 2018년 12월 양의지와 계약을 한 직후 “양의지는 우리 팀 안방에 앉아만 있어도, 그리고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에 압박감을 주는 선수”라며 크게 환영했다.

 

박세혁도 만만치 않아

문제는 두산 베어스 주전 포수 박세혁 선수다.

박세혁 포수는 양의지가 떠난 2019년, 팀에서 양의지를 ‘잊혀진 남자’로 만들 정도로 안방을 탄탄하게 지키며 팀을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치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 해태 타이거즈 강타자 박철우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박세혁은 투수 리드에서 양의지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블로킹, 타율(0.268), 장타력(1년에 홈런 4개 안팎) 등에서 양의지에게 미치지 못한다. 다만 발이 빨라서 포수인데 대주자로 기용되기도 했다.

2019년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44번째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 비기거나 패하면 준우승인 매우 중요한 상황, 9회 말 1사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트려 팀을 우승으로 이끌 정도로 타격에서도 자신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두산은 강합니다. 그리고 저도 강합니다”라는 말처럼 승부에 강한 선수인 것만은 틀림없다.

오늘 저녁 6시 30분부터 고척돔에서 양의지 대 박철우의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안방 싸움이 시작된다.

 

1차전 선발 투수 승수 합계 역대급인 39승

오늘 고척 돔에서 벌어질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NC 다이노스는 19승 드류 루친스키, 두산 베어스는 20승 라울 알칸타라를 예고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정규리그 NC전, 4경기에 선발로 나서서 2승 무패 방어율 2.63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플렉센은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서 3이닝을 던져 알칸타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알칸타라는 최다승을 올리기는 했지만 포스트 시즌 들어서 목에 담 증세를 보이는 등 정규리그보다 구위가 약간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NC의 드류 루친스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두산 전, 3경기에 나서 1승 1패 방어율 3.50으로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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