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을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12월 27일까지 연다. (사진=박은정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을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12월 27일까지 연다.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기업들이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통수단으로 SNS와 유튜브 등도 있지만 '미술 전시관'도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휴식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작품들로 감동까지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다. 이에 기업들은 본사 건물을 활용해 미술관을 운영하거나 하나의 콘셉트로 본사를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또 음악공간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본지는 기업들이 진행하는 전시회, 음악회 등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메세나 현장을 전달한다. <편집자 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APMA, CHAPTER TWO - FROM THE APMA COLLECTION)'을 12월 27일까지 운영한다. 당초 올해 7월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잠시 휴관하면서 기간이 연장됐다.

특별전은 아모레퍼시픽이 50여 년간 수집해 온 다양한 종류의 전시품들을 소개하며 우리 고미술의 아름다운 의미를 재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된 고미술 소장품은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폭넓게 구성돼 있으며, 종류 역시 도자기와 서화, 금속·목공예, 목가구 등 총 1500여 점이 선보인다.

한 관람객이 1전시실에 설치된 작품을 보고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한 관람객이 1전시실에 설치된 작품을 보고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관람객들은 1전시실에 들어설 때부터 웅장한 작품들의 분위기에 압도된다. 고려시대부터 근대기까지 그림들이 긴 통로와 여러 개의 작은 광장으로 이뤄진 공간에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1전시실에는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보물 제1450호 '수월관음도'가 있다. 

미술관 측은 고객들에게 오디오 플레이어로 작품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 사람들의 모습, 파도 물결 등 작가의 섬세한 표현까지 놓치지 않고 알려줘 관람객들이 작품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에 보존과정까지 설명해 흥미를 돋운다.

1전시실을 지나면 도자공예를 전시한 2전시실로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이곳은 미술관 소장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도자공예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르는 토기·청자·분청사기·백자를 통해 1500여 년의 지난 세월 속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전시구성도 색다르다. 기존에는 명품 줌심의 개별 작품 위주로 전시했다면, 이번에는 전시실 중앙에 커다란 탁자를 설치해 수백 점의 도자기를 배치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분청사기인화문사각편병(보물 제1450호)'과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건축설계의 모티프가 됐던 '백자대호(보물 제1441호)' 등이다. 관람객들은 사방에 마련된 4개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도자기들을 눈앞에서 직접 접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2전시실에는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건축설계의 모티프가 됐던 '백자대호'(보물 제1441호) 등이 배치돼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2전시실에는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건축설계의 모티프가 됐던 '백자대호(보물 제1441호)' 등이 배치돼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3전시실에는 조영하 선생이 아모레퍼시픽에 기증한 도자기들을 마주할 수 있다. 수백 여 점에 달하는 분청사기와 백자 등을 통해 우리 차(茶) 문화에 대한 조 선생의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4전시실에는 근대기에 제작돼 혼례 때 사용됐던 가마 '사인교'가 그대로 설치돼 있다. 가마의 구조뿐 아니라 조각 솜씨, 장식 그림 등의 아름다움은 관람객들의 이목을 끈다. 사인교는 교통수단이라는 기능적 측면 외에도 목공예품으로 가치가 있다.

5전시실에는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금속공예와 섬유공예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벽면에는 노리개, 은장도, 비녀 등의 세밀한 장식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대거 배치돼 있다. 중앙의 전시 케이스에는 화려한 장식품이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작품마다 꼼꼼한 바느질과 화려한 색상 등은 당시 사람들의 미적감각을 엿볼 수 있다.

6전시실은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남다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반닫이, 장, 농, 탁자 등이 배치돼 있지만, 구조가 특이하다. 단순히 가구를 나란히 두지 않고 하나의 그림처럼 틀을 만들어 작품을 배치했다. 또 벽면에 소반과 떡살, 다식판 등의 목공 예품을 설치해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관람 전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 전자 출입명부를 통한 본인 확인 과정도 거치고 있다.

6전시실에는 장, 농, 탁자 등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배치돼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6전시실에는 장, 농, 탁자 등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배치돼 있다. (사진=박은정 기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자 서성환 전 회장의 예술 사랑으로 시작됐다. 서 전 회장은 직접 미술품을 수집하며 1979년 태평양박물관을 개관해 여성, 화장, 녹차 등과 관련한 공예품과 도자기를 전시했다. 이후 2009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꾼 후 현대까지 고미술과 현대미술 등에 대한 전시와 연구·후원 등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장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아모레퍼시픽 본사

•관람 시간 :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관람 전 확인사항 :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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