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게 지스타지”…지스타2020, 관객은 없지만 여전히 ‘뜨겁다’
[르포] “이게 지스타지”…지스타2020, 관객은 없지만 여전히 ‘뜨겁다’
  • 조현선 기자
  • 승인 2020.11.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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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개최 이후 사상 최초 온택트 행사 개최
지스타2020 행사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현장. 외벽을 가득 채우며 화려하게 수놓던 참여 게임사들의 홍보 현수막 대신 메인 스폰서 '위메이드'의 신작 '미르4'의 현수막만이 걸려있다. (사진=조현선 기자)
벡스코 광장에 덩그러니 놓인 지스타2020 안내문.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 더욱 쓸쓸해 보였다. (사진=조현선 기자)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지스타 2019’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난해 열렸던 ‘지스타 2019’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조현선 기자]1년에 단 한 번, 겜덕들을 위한 천국의 문이 열리면 많은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부산을 찾는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군복을 입은 군인, 가족 단위로 찾은 이들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그러나 올해 지스타는 사뭇 다르다. 입장과 함께 "체온 체크와 QR 체크인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로 시작됐다. 지난해 24만 명의 참관객이 다녀갔던 벡스코의 문이 굳게 닫혔다. 벡스코 전면에는 메인 스폰서를 맡은 위메이드의 '미르4' 현수막만이 휘날렸고, 전시관에서는 3000여 개의 기업 홍보 부스 대신 특설무대와 참여사들의 홍보 현수막들이 자리를 지켰다. 올해 16회째를 맞은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2020'의 개막날 풍경은 겨울 폭우까지 내리면서 더 쓸쓸했다. 

지스타2020가 지난 1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무산될 것을 예상했지만 그나마 온라인 중심의 '온택트' 개최가 결정했다. 오프라인 행사는 모두 생중계되며, 현장은 업계·행사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입장을 제한했다. 

유일하게 인기척이 느껴진 기자실은 책상은 간격을 널찍이 띄워놨고, 투명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입장 시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간격을 엄격히 제한했다. 대형 소독기를 준비해 관람객의 몸에 분사했다. 전시관 한쪽에 마련된 조촐한 체험존에서는 다시 한 번 QR체크인을 진행해야 했고, 제공된 위생 장갑을 착용하고서야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주최 측의 노력이 짠했다.

부산 시내도 조용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막을 목전에 두고 수도권에서는 코로나의 재확산 위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계가 격상됐고,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그치길 반복하며 길거리를 거니는 사람도 적었다. 

부산 해운대구의 서모 씨(31)는 "이맘때쯤이면 친구들이 지스타를 보러 온다고 유난이었을 텐데, 올해는 잠잠하다"며 "이런 상황에 어딜 가겠나, 이해하지만 아쉽긴 하다"고 밝혔다.

친구들과 가족 단위로 지스타를 즐기러 온 이들 덕분에 활기를 띠던 주변 상권도 조용했다. 벡스코 앞의 음식점 직원 김모 씨(53)는 "주변 자체가 다 조용하다, 주변 사무실 직원들 말고는 평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부산역도 조용했다. 부산행 KTX에서 내리자마자 방문객을 맞이하던 게임사의 대형 광고는 메인 스폰서인 미르4가 대신했고, 시간당 수 대씩 대기하던 셔틀버스도 없었다. 부산시민들은 지스타가 올해 취소된 게 아니냐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지스타2020 전시관. 기업 부스 대신 체험존과 특설무대, 참여 게임사의 홍보 현수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20 전시관. 기업 부스 대신 체험존과 특설무대, 참여 게임사의 홍보 현수막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진=조현선 기자)
전시관 한 쪽에 마련된 체험 부스. 벡스코 입구에서 QR체크인을 진행했음에도 재차 체크인을 해야만 체험이 가능했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그러나 겜덕들은 '랜선'을 통해 함께하며 예년과 같은 뜨거운 열기를 입증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게임 관련 콘텐츠로 꽉 채운 지스타TV로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행사는 이날 오전 개막식으로 시작됐다. '줌'을 통해 접속한 온라인 참관객들은 지스타 응원봉을 흔들며 응원했다. 평일 낮인데도 약 5000명이 실시간으로 지스타TV를 시청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오후 3시 내년 출시 예정인 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진 인터뷰와 게임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고, 뒤를 이어 위메이드가 신작 '미르4'를 소개했다.

트위치로 지스타를 시청하던 이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영상과 함께 실시간 채팅을 즐기며 콘텐츠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저마다의 재치 있는 '드립'으로 받아쳤다. 혼자 오프라인 현장을 찾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진정한 '겜덕들의 축제'를 즐기는 모양새였다. 

한 시청자는 '오딘'의 쇼케이스 영상이 송출되자 "감동적이다. 이런 걸 기다렸다. 지스타에서 이런 걸 보여 줘야 한다. '쇼케이스'란 이런 것이다"라며 극찬했다. 첫 온라인 행사인 만큼 영상 일부에 윈도우 창이 송출되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누구도 불편한 기색 없이 "ㅋㅋㅋㅋㅋ"를 연발하며 웃음으로 승화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오프라인 행사를 축소하는 대신, 온라인 행사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막전 트위치·유튜브를 통해 '지스타TV'를 론칭하고, 오로G·고라G 등 자체 콘텐츠를 운영해 왔다. 지난 10월 9일 첫 방송 이후 개막 전날까지 트위치 라이브 생방송 시청자 수는 150만 명, 고유 시청자 수는 60만 명을 넘어섰다. 시청 시간은 9만5000시간을 돌파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이전의 오프라인 참가 규모를 기준으로 한 집계와는 참가 형태가 완전히 다르므로 기존과 단순 수치 비교는 매우 조심스럽다”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지스타TV 채널의 유입 등이 올해 지스타의 성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앞으로 지스타가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시험하는 자리라는 평이 나온다. 일단 반절은 성공한 셈이다.

지스타2020 현장.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20 현장. (사진=조현선 기자)

조직위의 구슬땀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업계의 든든한 지원도 큰 몫을 했다. 당초 메인 스폰서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 자리는 위메이드가 채웠고, 2년 만에 지스타로 돌아온 게임계 '맏형' 넥슨의 든든한 지원도 눈길을 끈다. 

BTC 참가사는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위메이드를 비롯한 넥슨·크래프톤·네오위즈·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컴투스·KT게임박스·2K·카카오게임즈·게임물 관리위원회 및 인디 쇼케이스 43개사 및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쇼케이스 44개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지스타TV를 통해 신작 발표와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BTB(라이브 비즈 매칭)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해외 기업의 참가가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총 45개국, 526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넥슨·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네오위즈·넷마블·NHN·웹젠·그라비티 등이 참가한다. 해외 기업으로는 닌텐도·구글·파라독스 인터랙티브·페이스북·화웨이·유주게임즈 등이 참가해 라이브 비즈 매칭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게임 코스프레 어워즈'와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지스타 주관 e스포츠 대회 '지스타컵', 무료로 참관할 수 있는 게임 콘퍼런스 'G-CON'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스타 조직위는 매일 밤 11시까지 게임 관련 영상을 편성해 빈자리를 꽉 채울 예정이다. 지스타2020은 일정이 종료되는 22일 모모랜드, A.C.E, 베리굿 등이 출연하는 '디어투모로우' 공연을 끝으로 화려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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