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부터 제주맥주, 제주소주 이미지. (사진=각 사 제공)
왼쪽에서부터 제주맥주, 제주소주 이미지. (사진=각 사 제공)

[뉴시안= 박은정 기자]'제주도'라는 지역 명칭을 내세워 주류시장에 문을 두드린 두 기업이 있다. 국내 수제맥주 제조 스타트업이 세운 '제주맥주'와 이마트가 인수한 '제주소주'가 그 주인공이다. 두 기업은 제주도 주류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서로 다른 결과를 얻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맥주, 상반기에만 매출 100억원 돌파

2017년 뜨거운 여름, 제주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5년 설립 후 2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제주 위트 에일'은 수제맥주 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

제주맥주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공식처럼 이뤄졌던 업계의 관행을 부수고 소품종 대량생산을 고집하며 '제주 위트 에일' 단일 제품으로 론칭 1년 만에 수제맥주 업계 1위라는 왕관을 거머줬다.

이후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드' 신제품을 출시하며 수제맥주 업계를 휩쓸고 있다. 제주맥주의 인기는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5대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 입점까지 성공했다. 여기에 제주맥주가 편의점에서 '4캔 만원' 행사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매출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결과 제주맥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148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연매출 84억원을 뛰어넘었다. 제주맥주의 상반기 출고량을 병으로 환산하면 약 1300만개로, 1초에 1병씩 팔린 셈이다.

이제는 더 큰 꿈을 꾸며 내년에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제주맥주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수제맥주 업체 중 첫 증시 입성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다. 제주맥주는 지난 11월 23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836만2000주를 공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이 상장주관사를 맡아, 예비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 공모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주소주가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주소주)
제주소주가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주소주)

◆"제주소주, 볕들날 언제쯤?"…매각·정리설 등장

제주도를 대표하는 지역 소주로 성장할 것이라는 포부 아래 2016년 이마트가 인수한 제주소주는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제주소주는 이마트가 주류강화를 위해 투자했던 제품이다. 대표 상품은 '푸른밤(알코올 도수 16.9도의 푸른밤 짧은밤·20.1도의 푸른밤 긴밤)'이다. 

이마트는 제주소주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그동안 제주소주에 총 67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지원했다. 2017년에는 100억원, 2018년에는 120억원, 2019년에는 100억원, 2020년에는 100억원 등으로 꾸준한 수혈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소주는 실적 악화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38억7100만원이었으며 분기순손실이 86억8900만원에 달했다. 전분기 순손실액 93억9000만원 대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에 머무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소주가 매각 또는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수익성이 떨어진 삐에로쇼핑, 부츠 등의 사업들을 완전히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소주의 매각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위스키업체 골든블루가 제주소주를 약 250억원에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양측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결국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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