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식품BU장 신임 사장. (사진=롯데그룹)
이영구 식품BU장 신임 사장. (사진=롯데그룹)

 [뉴시안= 박은정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1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칼'을 빼 들었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등 35개 계열사의 인사들을 대거 혁신했다. 기존 롯데그룹이 세웠던 임원 직급 단계도 축소 또는 폐지하며 과감한 도전을 행했다.

롯데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를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임원 직제 슬립화가 특징"이라며 "철저히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해 승진과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임원인사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빨리 발표됐다. 코로나19로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년도 경영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임원 직급 단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기존 6단계였던 직급 단계는 5단계로 축소됐으며,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됐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은 폐지됐다. 이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그룹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비즈니스유닛(BU)장 이영호 사장은 후배들을 위해 일선에서 용퇴했다. 이에 신임 식품BU장에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이영구 사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에서 근무했다. 2009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전략부문장과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아왔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롯데지주의 실장도 움직임이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특히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이 대표이사로 등극해 눈길을 끈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에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했으며,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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