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트윈타워 (사진=뉴시스)
LG전자 트윈타워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구광모 회장의 '뉴 LG' 체제의 완성을 위한 가속도가 붙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이사회와 임원 인사를 통해 ▲구본준 LG 고문 계열 분리 ▲계열사 CEO 유임 및 젊은 인재·외부 인재·여성 인재 발탁 ▲배터리 사업부 분사 등 '새' LG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경영 구조를 공고히 하고, 지속 성장의 토대 구축을 위해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본준 고문 중심 계열사 분리 추진…‘젊은 피’ 수혈 임원인사 단행

먼저 LG그룹의 지주사 ㈜LG는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신설 지주가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 경영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결정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 디지털 경제 확산 등 경영환경의 급변에 대비해 지주사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또한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젊은 피' 인재를 대거 발탁한 것도 눈에 띈다. 계열사 CEO들은 대부분 유임한다.

LG그룹에 따르면, 올해 LG는 총 181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77명의 승진 인사와 함께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 경영진을 새로 선임했다. 지난해 168명보다 소폭 늘어났다.

LG는 124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해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재들을 곳곳에 전진 배치했다. 이 중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이다. '젊은' 인재가 늘어난 것이다.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도 대거 발탁했다.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에 대한 승진 인사도 확대했다.

12월 출범하는 배터리 사업부 신규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은 신임 임원 12명을 발탁했다. 또,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 기반 마련 등에 기여한 플라스틱 OLED 분야에서도 5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계열사 CEO 유임을 결정했다. 사업 부문과 스텝 부문에서 계속 성과를 낸 사장 승진자는 5명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사장 승진자는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이사,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이방수 ㈜LG CSR팀장이다.

여성 임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에는 전략·마케팅·기술·R&D·생산·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에서 승진했다.

◆LG화학, 배터리 사업부 분사…LG에너지솔루션 12월 출범

LG화학의 '핵심' 배터리 사업부는 오는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으로 다시 태어난다. 분할등기일은 12월 3일이다.

LG화학은 지난 9월 열린 이사회에서 배터리 부문 분할 추진을 결의했다. 전문사업 분야에 집중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하는 시점을 회사 분할의 적기로 봤다.

이번 물적 분할은 LG화학이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100%를 소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본금은 1000억원이며, 신설 법인의 IPO(기업공개) 시기는 미정이며 1~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걸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주총 주요 현안으로 재무 구조 부담과 재원 부족에 따른 성장 제약을 제시했다. 전지 부문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시설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순차입금이 8조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또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본부 간 불균형이 발생하는 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의 경쟁력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전지 신설법인으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고 유연하게 의사결정에 대응하고, 산업 특성에 최적화된 효율적인 운영 체계를 갖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100% 지분 자회사로 분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하면 적기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 확대 및 수요 증가를 대비한 투자를 가속화 할 계획이다. 또 고용량 양극재, 고효율 실리콘계 음극재, 고안전성 분리막 등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고성능 제품 개발과 선도적인 공정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신규 사업 확대도 꾀하고 있다. 

오는 2021년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 목표는 각각 18조원 후반, 6~9%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잔류하는 LG화학은 각 사업 부문의 고부가 제품을 확대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전지 사업 투자 확대로 커졌던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구축해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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