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뉴시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네이버가 라인-야후재팬(Z홀딩스) 경영통합에 속도를 낸다. 업계에서는 아시아 초대형 IT 공룡 탄생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Z홀딩스와의 경영통합에 필요한 주식 합병안 등을 가결했다. 이달 29일 상장폐지 될 예정이다. 

이어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인 제이허브에 779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로써 제이허브의 보통주 743만주를 취득했다. 네이버가 제이허브 지분율을 전부 가져가는 구조다.

자금은 라인과 Z홀딩스 경영통합 절차에 필요한 라인 공개매수 및 상장폐지를 위한 차입금 상환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 법인의 이름은 'A홀딩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초대 회장을 맡을 전망이다.  

라인과 야후재팬 운영사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경영통합을 추진해 왔다. 

양사의 통합은 일본 내 최대 메신저 업체와 검색 포털의 결합으로 의미가 크다. 네이버가 대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라인은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국민 메신저'이다. 월간 실사용자(MAU) 수만 8600만명에 이른다. 야후재팬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 산하의 회사로, 일본 2위 검색 엔진으로써 MAU가 5000여만 명 수준이다. 

경영통합 마무리 후 탄생할 합작사는 MAU 1억4000만명을 보유하게 된다. 일본 전체 인구의 110%에 달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일본 내 검색과 메신저 분야 1위 기업이 합쳐져 금융과 소매 분야를 아울러 약 1억명이 이용하는 인터넷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간편결제를 포함한 금융, 전자상거래, 콘텐츠 등 일본 최대 인터넷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미국과 중국의 IT 공룡이 글로벌 인터넷 생태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동맹이 이를 맞설 흐름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GAFA)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BATH)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엄청난 기술력에 견줄 수 있는 초대형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이번 합병은 이 GIO와 손 회장이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어 더욱 관심이 뜨겁다. 라인이 2014년 출시한 QR 코드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는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합작한 '페이페이', '라쿠텐페이' 등과 테크핀 시장 선점을 위해 사실상 현금 살포 수준의 마케팅 혈전을 벌였다.

지난해 기준 야후재팬은 9547억 엔(약 10조1500억원)을, 라인은 2071억 엔(약 2조2000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 매출 합산 시 일본 인터넷 사업자 1위인 라쿠텐을 넘어서게 된다.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라쿠텐의 회원 가입자 수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억1800만명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선점하면서 이커머스, 핀테크, 광고, 콘텐츠 등 결제와 연계 가능한 영역에서의 서비스를 강화해 일본 외 지역으로의 확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네이버는 자회사 가치를 부각하고 일본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로 삼고 글로벌 인터넷 회사로서의 도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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