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영숙 회장,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사진=한미약품그룹)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영숙 회장,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사진=한미약품그룹)

[뉴시안= 정창규 기자]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한미약품 사장이 됐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20일 임주현·임종훈 부사장을 사장을 승진시키는 등 2021년 새해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로써 이번 연말인사를 통해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세 자녀 모두 한미약품 사장이 됐다. 발령 일자는 내년 1월 1일이다.

이번에 사장이 된 74년생 임주현 신임 사장은 임 회장의 장녀(2남1녀, 둘째)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미스칼리지 음악과를 나와 지난 2007년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글로벌전략, 인적자원 개발(HRD) 등을 담당하고 있다. 유일한 여성 임원이기도 한 임주현 부사장은 지난 2017년 한미벤처스 사내이사에 등기하며 그룹내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3남매 가운데 막내인 임종훈 신임 부사장(77년생)은 지난 2017년 3월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사내이사에 선임된지 1년도 되지 않아 부사장을 달았다. 현재 그룹의 경영기획과 최고투자책임자(CIO) 업무를 맡아 왔고 한미헬스케어 대표를 겸하고 있다. 그는 미국 벤틀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친누나인 임주현 부사장과 같은 2007년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의 전무로 근무하며 관계사인 한미IT가 100% 출자한 의료기기 물류회사 ‘온타임솔루션’의 대표직을 지냈다.

앞서 3남매 중 가장 먼저 경영에 참여했던 장남 임종윤 사장은 지난 2006년 입사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임 사장은 보스턴대 생화학 학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 2000년 28세에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입사한 뒤 32세인 2004년 북경한미약품 유한공사 기획실장과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9년 한미약품 사장에 선임된 후 2016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역임,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외부활동에도 나서면서 후계자로서의 대외적 입지도 다지고 있다. 지난해 1월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350여개 국내 바이오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한미약품그룹 안팎에서는 남매의 승진으로 2세 승계작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이다. 다만 이들의 승진의 적절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초고속 승진을 단행할 만큼 경영능력이 준비돼 있는지 여부에 이견이 분분하다. 어머니 송영숙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3남매와 전문경영인의 경영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우종수, 권세창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고문이 지난 8월 신임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향후 그룹의 운영방향 및 승계구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2세들이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딱히 이들이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는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내년 부터는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행보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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