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22일 연말까지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사진=뉴시스)
KB국민은행이 22일 연말까지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최근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KB국민은행도 연말까지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이 연말에 맞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신용대출 신규·증액 제한 조치를 시행해 대출 신청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2000만원 이하도 대출 신청이 가능하나 국민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이 총 1억원을 초과하면 안 된다.

대출 희망일이 내년 1월 4일 이후 또는 대출서류 최초 송부일이 이달 21일 이전이라면 ▲KB새희망홀씨Ⅱ ▲KB사잇돌중금리대출 ▲KB행복드림론Ⅱ ▲KB징검다리론 등 서민금융 지원 신용대출은 기존과 동일하게 대출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14일,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 취급을 제한한 데 이어 강화된 조치를 내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신용대출 신규·증액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이번 조치는 연말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와 리스크 확대 방지를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타 은행도 연말에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제한하기 위해 잇따라 추가 대출 관리 조치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4일부터 법조계 대상인 ‘Tops 전문직우대론’과 교수 등 대상 ‘신한 닥터론’ 등 전문직 신용대출 상품의 1인당 최대한도를 각각 3억원과 2억5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으로 일제히 낮췄다.

이와 함께 이달 31일까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쏠편한 공무원 신용대출’과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 상태이다.

하나은행은 22일부터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신보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을 상품별로 감면해 금리를 0.3% 축소한다.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한 조치다.

우리은행도 이달 ‘WON하는 직장인 대출’ 상품 판매를 종료하고, 신용대출 일부 상품 우대금리 조정과 최고한도를 변경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또 연간 신용대출 증가액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가계대출 증감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한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3일 마이너스통장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0.10%포인트 인상했고, 지난 17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지난 21일 자정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통장대출과 일반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20%포인트 인상하는 조치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연말 대출 제한 조치에 대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지켜달라고 요청한 금융당국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봤다. 5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조8495억원 정도 대거 올랐으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 신용대출 제한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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