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형(오른쪽), 여준석 형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준형(오른쪽), 여준석 형제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체조, 리듬체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같은 몇몇 종목들은 고등학교 정도 나이면 세계정상권에 올라선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들은 적어도 대학생 나이 정도는 되어야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 19’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각 종목의 고교생 스포츠 꿈나무들의 기량이 성인들을 위협할 정도로 자라 있었다. 육상의 바웨사, 수영의 황선우 선수를 비롯해서 농구의 여준석, 야구의 김진욱, 탁구의 조대성, 씨름의 최성민 등.

신축년이 밝기만을 기다렸던 고교생 꿈나무들을 알아보았다.

‘윈드 밀 덩크 슛’을 자유자재로 터트리는 농구의 여준석

키 2m03㎝의 용산고 2학년 여준석은 아직도 신장과 기량이 성장하고 있다. 서전트 점프가 85㎝가 넘어, 농구 림(3m05㎝)보다 무려 45㎝나 높은 3m50㎝까지 치솟는다.

워낙 키도 크고 점프력이 좋다 보니까 NBA 선수들도 어렵다는 공중으로 치솟아 공을 한 바퀴 돌린 후 덩크슛을 터트리는 ‘360도 역회전 윈드밀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여준석 선수의 목표는 1차로 국가대표, 2차로 NBA 진출이다.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NBA는 한국 선수들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키 2m21㎝의 하승진 선수도 잠시 맛만 보고 돌아왔을 뿐이다.

여준석은 2021시즌 고등학교 농구를 평정한 후,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프로나 NBA로 직행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다.

탁구 혼합복식의 조대성과 신유빈

2019년 8월 25일 체코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 투어 2019 체코오픈 대회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한국의 중, 고생들인 조대성(당시 대광고 2) 선수와 신유빈(당시 청명중 3)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당시 세계랭킹 200위(조대성)와 124위(신유빈)이었던 두 선수는 결승전에서 일본탁구가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짝을 이뤘던 미츠다니 준(14위), 이토 미마(8위) 조와 풀 세트까지 가는 대 접전을 벌인 끝에 이겨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마지막 5세트를 2점 차(12-10)로 이겼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조대성 선수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 이철승 감독의 삼성생명 입단이 확정되었고, 신유빈 선수는 지난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대한항공에 입단에 실업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조대성 선수는 세이크 핸더 선수로 이미 2018년 국내 최고권위의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 권대회에서 사상 최연소로 결승전에 올랐었다.

천하장사 결승전에 오른 고교선수 최성민 선수

씨름계는 강호동, 이태현 선수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국내 정상을 다퉜었는데, 최성민(태안고등학교) 선수가 고등학교 선수로 사상 처음으로 천하장사 결승전까지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최성민은 지난해 12월 13일 전북정읍 시 군민센터에서 벌어진 2020 천하장사 씨름 대축제 결승전에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영암군 민속씨름단의 장성우 선수를 맞아 5번째 판에서 VCR 판정 번복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성민 선수는 1m95㎝, 136㎏의 체격에 파워와 순발력을 겸해 경험만 조금 쌓으면 앞으로 10년간은 씨름판을 주름잡을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최성민 선수는 오는 2월 벌어질 설날 장사씨름대회에서 또다시 고교생으로는 마지막으로 천하장사에 도전하게 된다. 2021년부터 실업팀(태안군청)에서 활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K리그1 울산 현대가 고교 유망주 강윤구(18)를 영입했다. (제공=울산 현대)
K리그1 울산 현대가 고교 유망주 강윤구(18)를 영입했다. (제공=울산 현대)

소형준을 이겼었던 강릉고 김진욱 선수

김진욱 선수는 2020시즌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3억7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계약했다.

2021시즌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에 합류하게 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진욱은 강릉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9년, 11승(방어율 1.58)으로 2020 프로야구 신인왕 소형준을 제치고 최동원 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올 시즌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전국대회인 제54회 대통령기를 강릉고 품에 안기고 졸업하게 되었다. 그 대회에서 김진욱은 대회 최우수상과 우수 투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김진욱은 좌완투수로 최고구속 145㎞로 빠르지는 않지만 제구력이 좋고, 커맨드가 뛰어나 당장 프로에도 통할 수 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는 제2의 박태환이 아니라 제1의 황선우다

서울 체육고등학교 2학년 황선우 선수가 지난해 11월 18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벌어진 2020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2014년 박태환 선수가 호주에서 세운 48초42의 한국 신기록을 0.17초 단축하면서 48초25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 한국 신기록에 이어 자유형 200m에서도 종전 기록을 0.21초 단축한 1분45초92로 세계주니어 신기록을 세웠다.

황선우의 체격조건(1m86㎝, 72㎏)은 박태환(1m83㎝) 선수보다는 좋지만 대부분 1m90㎝가 넘는 유럽이나 미주 선수보다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두 팔을 벌린 즉 오른손 끝에서 왼손 끝까지의 길이 즉 윙스 팬(1m94㎝)이 자신의 키보다 8㎝나 길기 때문에 그다지 불리하지 않다.

올림픽 수영에서만 금메달을 23개나 딴 수영 천재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도 윙스팬(키 1m94㎝, 윙스팬 202㎝)이 길어서 더욱 유리했었다. 박태환의 윙스팬(1m83㎝, 윙스팬 196㎝)도 만만치가 않다. 윙스팬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발의 길이보다 팔의 길이가 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수영 선수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황선우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능력이 타고났기 때문에 파워가 좀 떨어지더라도 충분히 극복해 내고 있다. 이제 파워까지 붙으면 100m는 물론 200m에서 세계 정상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육상 100m에서 10초대 초반을 노린다

원곡고등학교 2학년 ‘비엘사 다니엘 가사마’ 선수는 부모님이 콩고 출신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태어났고 자라고 있다. 2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원래 높이뛰기 선수가 되려고 했지만, 코치들의 권유로 스프린터로 전향을 했고, 고등학교부터 본격적으로 100, 200m를 뛰기 시작했다.

바엘사는 그 대회 예선에서 10초86, 준결승전에서 10초78 그리고 결승전에서 10초69를 기록하면서 대회를 치를수록 기록을 단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추계 전국중고육상 경기대회에서는 10초685로 다시 자신의 최고기록을 돌파했고, 문화 체육장관기 예천 대회에서도 10초79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200m에서도 21초69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2020시즌 고교육상 단거리를 휩쓸었다.

바웰사는 하체가 길고 순발력도 뛰어나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2021년 10초대 초반까지 가능한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다.

전북 현대 기다려, 울산 현대의 강윤구

프로축구 울산 현대에 입단한 최고의 고교유망주 강윤구 선수.

강윤구는 2020년 8월에 열린 추계한국고등학교 축구연맹전(36개 팀 출전)에서 팀을 우승시키며 득점왕과 함께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강윤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축구 센스와 지능이 뛰어나 경기의 템포를 잘 조절해 팀을 이끌며 결정적인 패스로 상대 수비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며 팀의 구심점으로서 경기를 지배한다. 또한 시야도 넓고, 드리블, 패스 웍, 슈팅력 등이 성인 축구 선수들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리그 여러 팀이 강윤구를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강윤구는 팜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울산 현대를 택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