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경상수지는 102억1000만 달러로 5개월째 흑자를 유지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반도체와 승용차 등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반도체와 승용차 등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89억7000만 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지난해 5월(22억9000만 달러)부터 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경우 100억 달러를 웃돈 지난 9월과 10월 수준에는 못 미쳤으나, 전년 동월(59억7000만 달러) 대비 30억 달러(50.3%)가 많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39억4000만 달러로 6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연간 전망치인 650억 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진 건 수출이 살아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품수지 흑자는 95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73억9000만 달러)보다 21억5000만 달러가 늘어났다. 수출 규모가 470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덕분으로 보인다.

통관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16.4% 증가했고, 정보통신기기(23.8%)와 화공품(10.2%) 등도 고르게 호조세를 나타냈다. 일평균 수출은 20억4000만 달러(3.3%)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입은 국제유가 하락 등 에너지류 가격 약세로 37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4.2% 하락한 결과를 보였다. 

운송수지는 해상·항공화물 운송 수입 증가 등으로 4억 달러 흑자를 보였다. 본원소득수지 흑자의 경우 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9억7000만 달러) 대비 흑자 폭이 축소됐다. 외국인 직접 투자 법인의 배당 지급액이 늘어나면서 배당 소득수지가 4억9000만 달러의 적자를 낸 여파로 분석된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든 양상이다. 지난해 11월 7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18억9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11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여행수지 적자는 지난 2019년 11월, 9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1월, 5억 달러로 줄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89억5000만 달러로 올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43억2000만 달러 증가하며 지난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주식투자가 59억9000만 달러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채권 투자의 경우 16억6000만 달러 축소돼 지난 2019년 12월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 국면으로 전환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는 94억1000만 달러 증가하며 지난해 4월부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성호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전 연간 흑자 규모를 넘어서는 결과를 나타냈다"라며 "상품수지 흑자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가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계상으로 경상수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긴 했으나, 아직 그보다 좋아진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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