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 점포로 등극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 점포로 등극했다. (사진=현대백화점)

[뉴시안= 박은정 기자]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판교점을 개점한 지 5년 4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이 침체됐던 가운데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이 지난 2020년(1월~12월) 누적 매출 1조74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2019년 매출 9200억원보다 9.4% 신장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 매출 1조 돌파는 2015년 8월 오픈 이후 5년 4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로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기록을 경신했다"며 "서울·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첫 1조 백화점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百 판교점, 1조원 뚫은 비결은?

지난해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 중 2020년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한 점포는 판교점과 압구정 본점(전년대비 3.5% 증가) 두 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백화점 영업 환경이 좋지 않았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현대백화점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최고 수준의 상품 경쟁력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과 문화 경험 제공 ▲구매력 있는 핵심 고객층 보유·광역 상권 고객 증가 ▲지역 상권과 동반성장 노력 등을 꼽았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최고 수준의 상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판교점은 2015년 오픈 이후 루이비통을 비롯해 르띠에·티파니·불가리·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키며 서울 강남 백화점에 버금가는 명품 제품군을 갖췄다.

또 축구장 두 배 크기인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도 빼놓을 수 없다. 판교점에는 백화점 업계에서 가장 많은 130여 국내외 맛집과 식음료 매장이 입점해 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전문점 ‘이탈리(EATALY)’를 비롯해 프랑스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 ‘몽상클레르’,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된 해외 맛집들이 즐비하다. 업계에서는 판교점이 유통업계 '식품관'의 격(格)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고객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쇼핑·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판교점은 '경험을 팔아라'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단순히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경쟁력인 '체험'을 무기로 내세웠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대표적이다. 

복합문화 공간인 판교점 1층 열린광장과 10층 문화홀도 전시회나 문화공연, 명품 팝업스토어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쿠사마 야요이와 김환기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아트 뮤지엄'을 진행해 한 달간 약 10만명의 고객이 방문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되고 새로운 콘텐츠로 고객들의 경험을 확장시킨 게 고객 유입과 매출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10㎞ 이상 떨어진 용인·안양·수원(광교)·여주 등 광역 상권에서 판교점을 찾는 원정 고객도 매년 늘고 있다. 광역 상권 매출 비중도 오픈 첫해인 2015년 38.6%에서 지난해 55.3%로 늘어났다. 이는 현대백화점 15개 전점 평균 광역 상권 매출 비중(30%)보다 20%p(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도약할 것"

현대백화점은 매출 1조 돌파를 발판 삼아 판교점을 ‘대한민국 대표 백화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전 층 리뉴얼을 계획하고 있으며 주변 상권 개발에 따른 잠재 고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명품 제품군 보강에 집중한다. 올해 하반기 이후 판교점에 프랑스 주얼리 '부쉐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 등 10여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경우 내년 오픈을 목표로 이르면 올 하반기에 착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명품 시계 '롤렉스'도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150억원을 투자해 판교점 전 층에 대한 리뉴얼 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먼저 올해 안에 영앤 리치(젊은 부유층)를 겨냥한 ‘2030 고객 전용 VIP 라운지’와 럭셔리 남성 전문관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내년 이후 지하 1층 식품관과 1층 화장품 매장 리뉴얼을 추진할 예정이며, 럭셔리 슈즈 전문관(슈 라이브러리), 아동 전문관(키즈 파크) 등 다양한 전문관도 새롭게 꾸며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판교점 주변 상권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향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판교점과 직선 3㎞ 내에 위치한 제2테크노밸리에 기업들의 입주가 올해 본격화되고 있으며, 제3테크노밸리도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주변 신규 아파트 입주도 5700세대가 예정돼 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명품 핵심 브랜드 유치 등 초럭셔리 전략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해 판교점을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 넘버원 ‘쇼핑 랜드마크’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등 다른 백화점도 고객의 생활에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메가 라이프 플랫폼’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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