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미11 (사진=샤오미)

[뉴시안= 조현선 기자]애플이 환경 보호를 이유로 아이폰12 시리즈부터 기본 패키지에 충전 어댑터를 제외한 이후, 삼성과 샤오미 등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에 동참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발표한 신제품 '미11'의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은 에코(그린) 에디션을 추가로 선보였다. 출고가는 충전기 포함 여부와 무관하게 동일하다.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싶은 고객은 충전기가 포함되지 않은 에코 에디션을, 충전기가 필요한 고객은 보통의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웨이보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미11 시리즈는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 모든 이들이 여러 개의 충전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 호환되는 충전기가 없는 고객을 위해 충전 어댑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소비자들에게 충전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장 먼저 충전기를 제외했던 애플을 따라가되, 사뭇 다른 행보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된 최초의 5G 아이폰12를 발표하면서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했다. 2021년 1월 기준 애플의 공식 USB C타입 충전기는 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명분은 환경보호였다. 충전 어댑터와 이어팟을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해 배송 때 무게를 줄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USB-C 타입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만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환경 보호가 아닌 원가 절감 및 액세서리 판매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결론적으로는 "왜 고객이 애플 대신 환경을 보호해야 하냐"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샤오미가 충전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결국 환경 보호에 동참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제조사가 임의로 판매제품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11의 판매량에도 반영됐다. 기즈모차이나의 보도에 따르면 미11 출시 당일 대부분의 주문은 충전기가 포함된 그린 에디션으로, 총 35만대의 판매량 중 약 2만여 대에 그쳤다.

한편 샤오미를 비롯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 역시 신제품에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공개되는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충전기는 물론 유선 이어폰까지 제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화웨이도 신제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화웨이는 자사 무선 헤드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충전 케이블 제외 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의 조사는 무선 헤드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나, 샤오미 등 경쟁 업체와 같이 스마트폰에서도 충전기를 제외하는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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