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권이 신축년 새해, 핀테크·빅테크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사진=픽사베이)
카드권이 신축년 새해, 핀테크·빅테크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 임성원 기자]카드업계가 신축년 새해, 핀테크·빅테크 등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사업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첫 격전지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마이데이터 사업자 최종 선정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각 금융사가 은행·카드사·보험회사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새로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22일 여신전문금융사 중에서 KB국민·신한·우리·현대·BC카드, 현대캐피탈 등 6개 업체가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1차 예비허가 심사에 통과됐다.

이들 업체를 포함해 해당 사업의 예비허가에 통과된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이달 27일 본허가를 내주기로 한 만큼 각 사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내부 정비 등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런 카드사들의 확고한 의지는 최근 각 카드사 CEO의 신년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특히 '디지털 혁신'과 단순 결제 플랫폼을 넘어선 '종합금융 플랫폼 변화·구축' 등을 신년 경영 방침으로 강조했다.

먼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제시하며, 신속한 '디지털화(Digitalization)' 구현을 위한 조직 운영과 일하는 방식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맞춰 자사만의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시할 수 있도록 화상회의나 원격근무 등 'Smart Work' 확산을 통한 창의적인 조직 문화와 업무 혁신을 촉진해 일의 본질에 집중하고 소통과 협업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KB금융의 'No.1 금융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도적 역할 수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KB 페이(KB Pay)' 출시와 '리브메이트(liivmate)' 업그레이드,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 인가 획득 등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술 역량을 발전시켜 송금과 결제 서비스에 더해 맞춤형 개인자산관리까지 확장 가능한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올해 전략 방향을 '딥 택트(DEEP-tact)'로 제시했다. 딥(DEEP) 은 뉴노멀 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확산시키기 위한 '디지털(Digital)·이코노믹(Economic)·익스텐디드(Extended)·퍼스널라이즈드(Personalized) 콘택트(Contact)' 등의 4대 주요 핵심 과제를 말한다.

그중 첫 번째 과제로 임 사장은 '디지털 콘택트(Digital Contact)'를 내세우며 '신한페이판(PayFAN)'을 고객의 손안에서 모든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카드·금융·신사업 등 전 사업의 '가치 사슬(Value Chain)'에 있어서도 디지털화를 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역시 플랫폼 사업화를 확대하기 위해 결제 플랫폼 중심으로 그룹 'Data&Payment' 사업의 중추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그룹 계열사 주요 손님에게 모바일 기반의 구독 경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IT 인적 자원 경쟁력을 확보하며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략적 제휴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스타트업 플랫폼 사업자 발굴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최근 데이터 사이언스가 도입됐고 금융·데이터·IT·디지털 등이 하나가 된 하이브리드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며 현재 하는 일의 10~20% 더 능률적으로 하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바뀌고 더불어 세상도 함께 바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올해 취임한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도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을 기회로 삼아 2021년을 '디지털 지급결제 금융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역시 디지털 전환은 생존 과제라며 현재 일하는 방식과 영역 등에서 디지털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만큼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읽고, 이해하고, 앞장서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자사만의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도 발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롯데카드는 최근 마이데이터 2차 예비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업 관련 제반 사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새로운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화 전략과 신사업 플랫폼 구축 등을 중심으로 신년 포부를 밝히며 내부 정비에 돌입한 각 카드사는 앞으로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플랫폼 간의 경쟁으로 주목받으면서 각 금융사는 이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해당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차별화에 나설 것이다"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사 간의 경쟁을 넘어 빅테크 등과 벌이는 경쟁의 시작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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