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 연재 ‘대통령들의 스포츠’…②미국 국민들보다 골프를 더 사랑했던 트럼프 대통령
2021 신년 연재 ‘대통령들의 스포츠’…②미국 국민들보다 골프를 더 사랑했던 트럼프 대통령
  • 기영노 편집위원
  • 승인 2021.01.12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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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켄터키 렉싱턴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켄터키 렉싱턴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대통령들은 힘이 세다.

독일 총통 아돌프 히틀러는 2차 대전을 일으켜 600여 만 명의 유태인과 그 열 배에 이르는 6000여 만 명 가량의 군인과 민간인을 사망케 했고, 존 F. 케네디(구 소련의 후루시초프)는 쿠바 봉쇄로 3차 세계대전을 막아 수억 명의 생명을 구했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시대(the Apartheid era)를 ‘용서와 화해’로 풀어냈고, 군부독재의 상징 전두환은 86, 88 때 스포츠 장려정책으로 체육인들로부터는 크게 미움을 받지 않고 있다.

리처드 닉슨과 마오쩌둥은 탁구를 매개로 냉전 관계의 미국과 중국(공)의 관계를 녹여내 인류 평화에 막대한 기여를 했고, 조지 웨아는 축구에서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스포츠인 최초로 라이베리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통령도 인간이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가 회복되었고, 일본의 아베 총리와 김영삼 대통령은 골프를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는 촌극을 벌였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인 알츠하이머를 앓다가 사망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리기도 했다.

스포츠는 그 나라 대통령들의 관심, 그리고 정책 변화에 따라 활성화 되거나, 침체되곤 했었다.

지구촌의 현역, 역대 대통령(수상)들은 그동안 어떠한 스포츠 정책을 폈었고, 그래서 그 나라의 스포츠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보았다.

<이 연재물은 기자(시간의 물레 간 2013년, 대통령과 스포츠)의 저서를 보강한 것이다>

 

② '미국 국민들'보다 '골프'를 더 사랑했던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2017년 7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백악관)이 아닌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았다. 그곳에서 제72회 US여자오픈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이틀째부터 마지막 날까지 사흘 내내 찾았다.

트럼프는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 모자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미국 여자골퍼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심기가 편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한국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그 가운데 트럼프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끌었던 선수는 ‘남달라’ 박성현이었다.

한국 시각으로 제헌절이었던 7월 17일, 마지막 4라운드.

트럼프는 ‘파 5’ 15번 홀에 마련된 장소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박성현, (당시 아마추어)최혜진 그리고 중국의 펑샹산 등 3명의 선수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박성현은 15번 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라는 듯)7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트럼프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당시 아마추어였던 최혜진도 (15번 홀에서)버디를 성공시키며 따라붙었지만, 16번 홀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펑샹산도 17번 홀에서 파에 그쳐, 박성현에 2타 차로 뒤지면서 떨어져 나갔다.

그 대회에서 한국은 박성현 우승, 최혜진 2위, 유소연, 허미정 등 톱 10에 무려 8명이 포함되어 있었고 1위부터 4위까지 상위권 순위를 독차지했다.

박성현이 4라운드를 마치고 우승을 확정 지은 후 이동할 땐 유리창 너머로 이를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기도 했다.

미국 선수로는 마리나 알렉스 선수가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1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자신의 트위터에 '박성현의 2017년 US여자오픈 우승을 축하한다'고 직접 글을 써서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국회에서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8일 오전, 미국 국회 연설을 하던 도중,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는 듯 갑자기 골프 얘기를 꺼냈다.

"올해 US오픈 골프대회는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코스에서 열렸는데, 여기서 훌륭한 한국 여성 골퍼인 박성현이 우승했다"며 "10위권 중 8명이 모두 한국 선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서 "10위권 안에 8명 중에서도 상위 1~4위는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축하한다"면서 자신의 연설을 잠시 끊고, 직접 박수를 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수시로 골프장을 찾았다.

매년 평균 35차례씩 모두 150회가량 라운딩을 했다.

조 바이든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지난 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패배)도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다 들었었다.

트럼프는 미국, 영국, 아일랜드, 중동(UAE)에 자신의 골프장을 17개나 소유하고 있고, 타이거 우즈의 열렬한 팬으로 그와 함께 라운딩을 하기도 했다.

골프 외의 다른 종목 선수들과는 관계가 소원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6월 26일 트위터에, 2019 프랑스여자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백악관 방문을 거절하겠다는 미국 여자월드컵 대표선수이자 ‘골든 볼’을 차지한 메건 래피노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메건은 2019년 초 “미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해도 XX한 백악관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에 대한 비난의 글을 올린 것이다.

미국 여자축구는 2015 캐나다 월드컵에 이어 2019 프랑스 월드컵까지 2연패를 했고, 통산 4차례(1991, 1999, 2015, 2019) 우승을 차지했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을 하기 전인 2015년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는 백악관을 방문해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어 왔었다.

메건 레피노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선제골(2-0승)을 넣는 등 6골 3어시스트로 ‘골든 볼’과 ‘최우수선수 선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레피노의 세계 여자축구 계에서의 위치는 남자축구의 라오넬 메시 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급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미식축구선수들이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었던 것에 대해 구단주들과 NFL 지도부를 향해 “그런 선수들을 해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FL구단주 등에게 지금 당장 저놈들을 쫒아 내라“고 심한 말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구선수들과도 설전을 벌였었다.

2016-2017시즌 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스타인 스티븐 커리가 기자회견에서 관례에 따라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데 대해, 관심이 없다고 냉소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 방문은 우승 선수들에게 가장 큰 영광이어야 하는데 커리가 관심 없다니 초청하지 않겠다"고 썼다.

그러자 르브론 제임스가 트위터에 트럼프를 향해 "당신은 부랑자(U Bum)다. 당신이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백악관의 방문 초청을 받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는 양파 대통령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 17권의 책을 펴냈다.

17권의 저서를 관통하는 단어는 '돈 버는 방법‘과 '위대한 미국‘이었다.

트럼프는 '포기란 없다' '거래의 기술' '글러벌 시대의 부동산 투자전력' 등 대부분 돈을 버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크게 생각하고 주장을 굽히지 마라, 보란 듯이 성공하라는 저서에서는 사업에 성공하는 요령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즉 “사업을 하다보 면 나의 성공에 대한 질투 때문에 내 사업을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맞서 싸우려면 항상 넓은 안목으로 사안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을 하는 등등이다.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 뛰어든 후에는 “미국을 위기에서 건져 내자”는 책을 썼다. 부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후 ‘소수 민족’과 ‘유색 인종’ 차별정책, ‘코로나19’ 방역 실패 등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져, 조 바이든에게 정권을 내줘, 연임에 실패했다.

연임에 실패한 역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까지 6명뿐이다. 최근에는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HW 부시뿐 이다.

또한 트럼프는 관례를 깨고 1월20일에 있을 조 바이든 신임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탄핵심판을 맡은 상원에서 부결됐었다.

민주당은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 6일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시위와 반란을 벌이도록 조장했다는 혐의(반란 선동)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트럼프는 재임 중 두 번이나 탄핵에 휘말리면서 역대 최악의 미국대통령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트럼프는 ‘양파’ 대통령이 될 것 같다.

골프에서 기존 타수 보다 두 배 이상 치고 홀 아웃을 하는 것을 양파라고 한다. 파3홀에서 6타, 파5홀에서 10타를 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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