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 대 kt위즈의 경기, 7회초 kt 교체투수 주권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 대 kt위즈의 경기, 7회초 kt 교체투수 주권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프로야구 선수들은 모두 개인사업자들이다. 지난 시즌 성적과 팀 공헌도에 따라 소속팀으로부터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포지션별로 차이가 있다.

투수의 경우 해당 선수들의 고과를 산정할 때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가 유리하고 불펜투수가 불리하게 되어있다.

또한 구단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kt의 경우 10%는 정성평가로 인성, 팬서비스, 리더십 등을 반영한다.

불펜 투수인 kt 위즈 주권 투수가 결국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연봉조정신청을 하게 되었고, 지난해는 NC 다이노스 김진성 불펜 투수가 미국 전지훈련지에서 연봉 계약서의 도장을 찍고도 곧바로 귀국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었다.

주권과 KT, 3000만원 차이

kt와 주권의 연봉 차이는 3000만원이다.

kt는 주권에게 지난해 1억5000만원에서 7000만원을 올린 2억2000만원을 제시했고, 주권은 1억원이 더 오른 2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주권은 3000만원 차이 때문에 KBO 연봉조정위원회에 중재를 맡겼다.

주권은 2020년, 전체 경기 수(144게임)의 53%에 해당하는 77경기에 출전해서 70이닝을 던졌다. 성적은 6승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고,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주권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2연 연속 전체경기 수의 절반이 넘는 경기에 출전했고, 더구나 지난해는 kt팀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3위)에 올랐기 때문에 연봉이 대폭(1억원) 올라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kt는 팀의 고과 기준에 따라 산정을 한 것이 중폭 인상 즉 7000만원 인상이 나왔다고 보았다.

kt도 주권의 주장이 아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팀 내 고과기준을 주권 선수에게만 예외로 적응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22시즌 부터는 불펜투수들의 평가에 변화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불펜투수의 평가는 지난해 NC 다이노스팀에서도 불거졌었다.

NC 다이노스 김진성의 경우

NC 다이노스 불펜 투수인 김진성 선수는 지난해 2월 1일 미국 전지훈련 현지에서 2000시즌 연봉을 2019년 대비 4000만원 깎인 1억6000만원에 사인을 했다. 3년 만에 연봉이 2억원 밑으로 내려왔다.

김진성 투수는 2016년 69경기 84⅓이닝, 6승 8패 14홀드 1세이브를 기록, 연봉 1억8000원을 받았다.

2017년에는 69경기 89⅔이닝, 10승6패 15홀드, 평균자책점 3.61로 성적이 좋아졌고, 따라서 연봉도 5000만원이 오른, 2억3000만원이 되었다.

그러나 2018년 50경기 45⅓이닝, 3승2패 5홀드, 방어율 7.15로 연봉도 3000만원이 깎여 2억원이 되었고, 2019년에는 42경기 42이닝, 1승2패 5홀드, 방어율 4.29에 그쳐, 2020년에는 연봉이 4000만원이 깎여 1억6000만원이 되었다.

그러나 김진성은 1억6000만원에 사인을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자신의 연봉에 불만을 품고 스프링 캠프지를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마치 2019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 이용규 선수가 자신의 연봉과 포지션(수비위치, 타순)에 불만을 품고 트레이드를 요구해 팀 분위기를 망쳐 놓은 것과 비슷한 행위였다.

김진성은 2020년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했다.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23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1.17 13세이브를 기록했다.

6월 9일 시즌 첫 1군 경기를 치렀고, 7월10일부터 본격적으로 1군 엔트리에 포함되었다. 팀이 선두다툼을 하던 9월에 14경기 연속 비자책, 8월 27일 두산 전부터 10월 9일 LG전까지 22연속경기 비자책의 쾌속 행진을 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6차전까지 6경기 모두 출전, 무자책으로 팀 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김진성은 2021년, 일찌감치 연봉계약을 마쳤다.

유지현은 유일하게 (LG)구단에 이겨

역대 연봉 조정 신청 사례는 97번이었지만 중도에 철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조정위원회가 열린 것은 20번이다.

20번 가운데 선수가 이긴 것은 2002년 LG 내야수였던 류지현 현 감독이 뿐이다.

당시 류 감독은 2001년 2억원에서 1000만원 삭감된 연봉 1억9000만원을 부른 LG 구단에 맞서 2000만원이 오른 2억2000만원을 요구해 승소했다.

유 감독은 당시 유격수로서 0.283의 타율에 53타점 21도루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으나, 무려 96개의 볼넷(전체 2위)과 높은 출루율(0.411)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유지현과 같은 LG 소속인 이병규와 김재현, 전승남 등은 조정신청에서 모두 구단에 패했었다.

이병규의 2002시즌 연봉은 2억원, 김재현은 1억8000만원, 전승남은 4500만원 등 구단 제시액으로 확정됐었다. LG 트윈스 팀내 연봉 고과 2위인 이병규는 인상 대상자로 판단되었지만 조정신청 마감일이었던 2002년 1월 15일 선수 요구액을 밝히지 않아 구단 제시액으로 연봉이 조정된 것이다.

당시 조정위원으로 나섰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병규는 인상 요인이 분명히 있지만, 본인 요구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규약에 따라 조정신청을 하다 보니 구단 제시액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었다.

또 김재현의 경우 역시 연봉 인상 대상자였지만 선수 요구액이 지나치게 높아 구단의 제시액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01년 1억8000만원을 받았던 김재현은 2002시즌 2억8000만원을 요구한 반면 구단은 동결을 제시했었다.

2002년 1월 30일 KBO 사무실에서 있었던 연봉조정위원회는 이상국 KBO 사무총장과 김소식 일구회 회장, 이희수 전 한화 감독, 허구연 MBC 해설위원, 최원현 변호사 등 5명으로 구성됐었다.

주권과 kt, 1월 18일 최종 결정

주권과 kt는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각각 원하는 연봉의 산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KBO 조정위원회는 25일까지 조정을 마쳐야 한다.

kt는 연봉과 관련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주권의 연봉(2억2000만원)산출 근거 자료를 제출하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주권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겠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20번의 연봉조정결과 딱 한 번(유지현)만 선수가 이겼었고, 나머지 19번은 구단이 이겼었다. 구단은 95%, 선수는 겨우 5%의 승률이다.

메이저리그는 선수의 승률이 45%가 넘어

메이저리그는 선수와 구단이 각각 희망하는 연봉을 조정위원회에 제출한다.

연봉조정이 신청되면 연봉조정위원회는 야구 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로 조정위원회를 추천한다. 추천한 인물들 증 MLB 선수 노동조합과 MLB 사무국에서 원치 않는 인물들을 빼나 가면서 최종적으로 3명의 위원을 선정한다.

3명의 연봉조정위원들 앞에서 구단과 선수가 각각 자신이 제출한 연봉의 합당한 이유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이때 구단과 선수가 서로 공격과 수비를 바꿔가면서 3번의 토론을 벌인다.

결국 조정위원들은 구단과 선수 둘 중, 하나의 의견을 택하는데, 절충안은 없다. 즉 구단이 100만 달러, 선수가 120만 달러를 주 했다면 둘 중 하나를 택하지, 중간 즉 110만 달러를 택하는 경우는 없다.

MLB도 대개 청문회 도중 합의에 의해 계약이 이뤄진다.

1974년 처음 도입된 이후 46년 동안 572번의 연봉조정 심리가 끝까지 갔다.

그 가운데 구단이 56.47%인 363번을 이겼고, 선수는 249번(45.53%)을 이겼다.

그러나 KBO는 총재가 연봉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구단들에게 운영비를 의존하는 KBO의 특성상 구단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KBO 규약상 선수가 승리하면 구단은 1년 치 연봉을 무조건 지불하도록 명시되어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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