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강인엽 사장(시스템LSI 사업부장)이 '엑시노스 210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5나노 EUV 공정의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100'을 공개했다. 

엑시노스2100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급 모바일AP 최초의 5G 모뎀 통합칩이다. 초고주파 대역의 '진짜 5G'를 지원하는 모뎀칩을 내장해 어디서나 자유로운 통신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최신 모바일AP 설계 기술이 적용돼 전작보다 성능과 속도를 30% 이상 끌어올렸으며 고사양 게이밍은 물론 복잡한 멀티태스킹 환경에서의 최고의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다.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자체 솔루션으로 환경 보호까지 생각했다.

삼성전자는 12일 차세대 모바일 AP 공개 행사인 '엑시노스 온 2021(Exynos On 2021)'을 열고 엑시노스 2100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고려해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은 "'엑시노스 2100'에 최첨단 EUV 공정, 최신 설계 기술을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과 함께 한 단계 향상된 AI 기능까지 구현했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한계를 돌파하는 모바일AP 혁신으로 프리미엄 모바일기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최대 2.9GHz로 구동되는 고성능 코어텍스-X1와 3개의 코어텍스-A78, 4개의 저전력 코어텍스-A55를 탑재한 '트라이 클러스터(Tri-Cluster) 구조'로 설계됐다. 특히 멀티코어 성능은 이전 모델에 비해 30% 이상 향상돼 눈길을 끈다.

반도체 설계업체 Arm과의 협력을 통해 GPU로는 'Mali-G78'이 탑재돼 그래픽 성능이 40% 이상 향상됐다. 이를 통해 빠르면서도 현실감 높은 그래픽 처리가 가능해져 게임은 물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혼합현실(MR) 기기에서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온디바이스 AI 기능도 강화됐다. 3개의 차세대 NPU 코어와 불필요한 연산을 배제하는 가속 기능 설계 등을 통해 초당 26조 번(26TOPS, Tera Operations Per Second) 이상의 인공지능 연산 성능을 확보했다.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의 데이터 교환 없이도 단말기 내 고도의 AI 연산이 가능해져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안정적인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대 2억 화소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이미지처리장치(ISP)도 갖췄다. 최대 6개의 이미지센서를 연결하고, 4개의 이미지센서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4K 120프레임 촬영과 8K 60프레임 재생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 'HDR10+'를 적용한 8K 비디오 촬영을 지원하는 점도 강점이다.

또 5G 모뎀을 내장해 하나의 칩으로 5G 네트워크까지 사용할 수 있어 모바일 기기의 설계 편의성도 개선했다. 내장된 5G 모뎀은 저주파 대역(서브-6)과 초고주파대역(밀리미터파, mmWave)까지 주요 5G 주파수를 모두 지원한다. 

소비전력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과 설계를 적용해 전력 사용량도 최소화했다. 7나노 대비 소비전력이 최대 20% 개선된 최신 5나노 EUV 공정으로 생산돼 AI 연산에 소모되는 전력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또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자체 솔루션 'AMIGO(Advanced Multi-IP Governor)'를 탑재해 고사양 게임 구동 때 배터리 소모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의 배터리 충전 횟수를 줄여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김경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며 "'엑시노스 2100'의 강력한 코어 성능과 한 단계 향상된 AI 기능은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AP 업계의 강자인 퀄컴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발표된 스펙으로 볼 때 같은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1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은 대등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멀티코어 등 일부 벤치마크 점수에서는 엑시노스가 앞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등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엑시노스를 통해 AP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상승을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CPU를 버리고 ARM 코어를 사용해 성능을 개선하고, 관련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상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출하량을 기준으로 대만 미디어텍이 31% 점유율로 1위에 올랐으며, 퀄컴은 29%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하이실리콘, 애플과 함께 1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를 통해 미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MD와의 협력에 대해 언급했다. 강인엽 사장은 "차세대 플래그십 제품에서 차세대 모바일 GPU를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Z 폴드3에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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