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시키면 제공되는 치킨무와 콜라 등 서비스가 치킨업체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박은정 기자)
치킨을 시키면 제공되는 치킨무와 콜라 등 서비스가 치킨업체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짜장면에는 단무지, 설렁탕에는 김치가 있어야 한다. 국민 간식 치킨에는 '콜라'와 '치킨무'가 단짝이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배달비와 인건비 등을 절감하기 위해 서비스를 줄이면서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네네치킨 콘샐러드에서 시작됐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네네치킨 콘샐러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네네치킨에서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킨 후 포장 박스를 열고 어리둥절했다. 네네치킨이 치킨과 함께 제공해주던 콘샐러드가 들어있지 않아서다. A씨는 매장에 전화해 콘샐러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해당 점포 점주는 "어제 재료가 다 떨어져서 오늘 준비 못 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배달 앱에 후기를 작성했다. 그는 "어제 재료가 떨어진거랑 오늘 준비 못한 거랑 무슨 상관이지 싶다"며 "준비가 안 돼서 못 넣었으면 '이러이러해서 못 넣게 됐다' 미리 전화를 해 설명해줬으면 이해라도 갈 텐데 맛있게 먹을 치킨을 찜찜하게 먹었다"고 불편한 마음을 적었다. 

이를 본 해당 점주는 댓글을 달아 반박에 나섰다. 이 점주는 "모든 사이드는 의무 아니고 서비스"라며 "어제 닭도 떨어지고 준비할 게 많아서 콘샐러드 준비가 좀 늦었다. 콘샐러드 하나 때문에 남자분이 악플을 다시네요"라며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저야말로 실망이네요. 다음에 좀 넉넉히 보내 드려도 되는 문제인데 말입니다"라며 "콜라 나가는 거 당연히 의무 아니고 서비스로 안 드려도 됩니다. 모든 걸 당연하다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모든 음식점들이 마진율 낮추고 서비스로 드리는 것"이라며 "이젠 고객님들 생각을 많이 바꾸셔야 할 듯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네네치킨 콘샐러드 논란'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네네치킨 콘샐러드 논란'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장의 주장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불거졌다. 한 누리꾼은 "설렁탕에 김치 빠져도 될까요. '미안하다' 한마디만 하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당연히 있던 게 고지 없이 빠지면 누락이라고 받아들이는 건 당연하지 않나", "콘샐러드까지는 애매했는데 콜라도 서비스라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애당초 치킨 박스를 그렇게 만들지 말던가. 콜라 구멍은 왜 만들었냐"라며 본사를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네네치킨 기본 배달 박스. 2020년 11월 11일 작성 네이버 블로그 .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네네치킨 기본 배달 박스. 2020년 11월 11일 작성 네이버 블로그 .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실제로 네네치킨은 타 치킨 프랜차이즈 포장 박스와 달리, 네모난 박스에 콜라와 소스·콘샐러드·치킨무 등을 담을 수 있는 크기로 구성돼 있다. 박스 안에 하나라도 빠진다면 한 마리 포장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끔 만들어졌다.

최초 인터뷰에 응했던 네네치킨 관계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사이드 상품은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가격도 권장가가 있지만 배달 앱에 표기되는 가격도 상권에 따라 가맹점주가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점주와 같은 맥락으로 설명했다.

본보의 취재가 이어지자 네네치킨 측의 또 다른 관계자가 연락을 해왔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이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필수화하고 있다"면서 "해당 점포 사장이 재료가 없어서 콘샐러드를 제공하지 못한 것 같다. 원래 콘샐러드가 소진되면 코울슬로(양배추 샐러드)를 주도록 하고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한 업체에서 서로 다른 설명을 하고 있으니 이 업체 가맹 점주들의 대처는 불 보듯 뻔했다. 

◆치킨 업체마다 제공 범위는?…"치킨무는 공짜·음료는 선택"

그렇다면 치킨과 함께 제공되는 사이드 품목은 어디까지가 공짜일까?

본지가 주요 치킨업체에 확인한 결과, 업체마다 공짜로 제공되는 조금씩 달랐다.

먼저 교촌치킨은 무료로 제공하되, 음료는 가맹점주 재량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음료는 가맹점주가 선택하는 것이지만 통일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권장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콜라가 아닌 자사 탄산음료 '교촌 허니 스파클링'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고객이 요청할 경우 콜라로 변경해 준다. 

bhc치킨도 한 마리 기준으로 치킨무 1개 제공은 필수이지만 음료는 달랐다. bhc치킨 관계자는 "음료는 가맹점주가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콜라를 못 받았어도 공짜로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굽네치킨 역시 치킨무는 필수사항이지만, 콜라는 가맹점 재량에 따라 다르게 제공되고 있었다. 

BBQ치킨 관계자는 "치킨무와 콜라, 소스를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내부적으로 교육하고 있다"며 "최대한 고객들이 통일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토론이 일어나게 된 것은 치킨 가맹점이 비용 절감을 위해 서비스 폭을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는 치솟고, 여기에 배달대행 수수료와 인건비 등까지 더해진 것이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배달 앱과 업무협약을 맺으면 그나마 배달대행 수수료 등 부담이 줄어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최대 한 마리 가격의 4분의 1이 배달앱 수수료로 나가게 된다"며 "치킨무와 콜라도 단가가 상승했고 배달 대행 수수료도 지출해야 해 가맹점주의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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