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 (사진=뉴시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 최근 미국 '게임스톱'이 촉발한 주식 공매도 전쟁이 국내에 옮겨붙는 모양새다.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한국의 개미투자자들이 공매도 반대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주식 개인투자자 권익 보호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3월 5일까지 '공매도 폐지'와 '금융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건 홍보용 버스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금융감독원, 주요 증권사를 거쳐 금융위원회와 청와대까지 순환 운행한다. 

최근 미국 뉴욕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 사례와 같이 한투연을 중심으로 국내 개미들의 힘을 보여줄 대항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 종료 예정인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불공정을 바로 잡기 위해 공매도 금지를 추가로 1년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매도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 해당 방식을 이용하는 투자자는 주가가 내려가야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앞서 지난해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후 한 차례 더 연장함에 따라 1년 동안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됐으며, 오는 3월 15일 종료 예정이다.

한투연은 홍보 버스를 통한 공매도 반대 운동과 함께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셀트리온(Celltrion)'과 '에이치엘비(HLB)' 주주 연합과 연대할 계획도 내놨다.

한투연 측은 공매도와 전면전을 선포하며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종목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해당 기업은 각 시장 공매도 잔액 1위 기업이고, 양사의 계열사를 비롯해 합산 주주수가 80만명에 달하는 점 등 주주 연대가 강하다는 것에 비춰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미국 게임스톱 사례로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승리의 상징이 된 월스트리트베츠와 한국을 결합해 'K-스트리트베츠(KSB)' 사이트를 개설하고, 공매도 재개 때는 이 사이트를 중심으로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면서 "공매도에 대해 실력행사에 나서는 건 오랫동안 자행돼온 자본시장의 부정의를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 증시에서도 공매도 관련 개인 투자자와 기관 사이에 경쟁 구도가 나타났다. 특히 미국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 전쟁에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백기 투항한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의 자산이 반 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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