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애플카' 예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애플의 '애플카' 예상 이미지 (사진=폰아레나)

[뉴시안= 조현선 기자]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화제가 된 '애플카' 관련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의 주가는 이날 장 시작을 기점으로 일제히 폭락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8일 애플과 '애플카' 관련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 1월 애플카와의 협력설이 제기된 이후 그룹 차원에서 이를 부인하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이날 공시를 통해 "당사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는 결정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기아 역시 "당사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업설은 올해 초부터 제기됐다. 애플이 2014년부터 추진해 온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프로젝트 타이탄'을 재가동해 '애플카' 생산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다. 

지난달 8일 국내 일부 언론은 애플이 현대차에 자율주행차 개발 관련 협력을 제안하고,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와 함께 주가가 치솟으면서 현대차는 곧바로 공시를 통해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협상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그룹 내부에서 기아가 애플카 사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자사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에 집중하고, 기아가 미국 조지아공장을 거점으로 애플카 생산을 맡는다는 관측에서다.

이달 들어서는 CNBC 등 다수의 외신이 "양사가 애플카 생산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다만 "애플이 현대·기아차 외에도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일본의 일부 기업이 후보로 제기됐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애널리스트도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첫 애플카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부품 설계 및 생산을 주도하며 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시 시기는 2025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당시에도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기존 공시 내용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신비주의' 전략과 현대차의 주도권 상실 우려가 이같은 결과를 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내 기밀 유지를 중요시하는 애플이 몇 년 간 비밀리에 추진해 온 내용이 새어나가면서 화가 났을 것이라는 의견에서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애플카' 생산을 맡게 될 경우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해 미래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간 논의가 종료된 것인지, 잠정 중단 이후 재개될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애플카 출시까지 여유가 충분하며, 애플에게도 현대차그룹은 협업을 위한 훌륭한 파트너인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에서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협력을 부인하면서 이날 그룹 관련주들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만5500원(6.21%) 내린 23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차는 전일 대비 1만5200원(14.98%) 하락한 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시가총액은 이날만 9조4740억원이 날아갔다. 이날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전일 53조3100억원에서 49조9980억원으로 3조3120억원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41조1440억원에서 34조9820억원으로 6조1620억원 줄었다.

이외에도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는 각각 8.65%, 11.90% 하락 마감했다. 현대글로비스도 9.50%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