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사옥. (사진=농협금융지주)

[뉴시안= 임성원 기자] 5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를 제치며 '빅5 체제'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은행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리금융의 구조상의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던 NH농협금융은 우리금융을 따돌리며 금융지주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각각 3조4552억원과 3조41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각각 1, 2위에 차지했다. 3위를 차지한 하나금융은 2조63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NH농협금융이 지난해 1조73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이면서 같은 기간 1조307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4대 금융지주 굳히기에 성공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금융지주 4위 자리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농협금융에 실적 경쟁에서 밀리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부진은 타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1202억원)와 우리종합금융(629억원)이 전체 당기순이익에 차지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반면 NH농협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15억원 오른 5770억원, NH농협생명은 211억원 증가한 612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농협생명은 전년보다 52.8% 늘어난 612억 원의, 농협손해보험은 576.9% 증가한 46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결국 지난해 누적 순이익 기준 농협금융이 우리금융보다 4286억원 더 벌어들이면서 '똘똘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4대 금융지주 굳히기에 힘을 보탰다.

농협금융 측은 "지난해 순익 감소에 대해 미래손실흡수능력 제고와 투자 자산의 잠재적 부실 위험 등에 대한 불확실성 최소화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것이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전략 방향을 '혁신과 내실 기반의 디자인 경영 가속화'로 정하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ESG 경영·농업금융 역할 강화 등의 핵심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 중심의 신뢰 경영을 정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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