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임된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이 17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선수들 훈련 시설을 둘러본 뒤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IA 타이거즈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임된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이 지난 17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선수 훈련 시설을 둘러본 뒤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기아 타이거즈는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우승(10승)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1986년부터 89년까지는 4연패에 성공하며 왕조시대를 열기도 했다. 선동열 이종범이라는 투수와 야수 전설을 보유하기도 했었고, 김응룡 감독도 기아에서 9번이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해 승률 5할 이상(73승71패, 0.507)을 올리고도 6위에 머물렀다.

2021 시즌은 은 지난해 11승(10패)을 올리며 170이닝 이상을 던져줬었던 양현종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가서 팀 전력이 그만큼 약해졌다.

양현종은 지난 수년간 기아 타이거즈의 에이스 이자 후배 선수들에게는 ‘정신적 지주’나 마찬가지였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양현종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서 지난해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올 시즌에는 양현종 없이 치러야 한다. 마운드뿐 만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리더를 잃었다.

베테랑 최형우 선수와의 재계약이 이뤄졌고, 윌리엄스 감독도 한국야구 2년째를 맞아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

기아의 객관적인 전력은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등보다 결코 좋지 않아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데, 신세계 팀에 추신수 선수가 영입되어서 더 어려워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기아에 오기직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팀에서 코치로 있었다. 오클랜드는 당시 같은 지구에 있었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에게 초반에 많은 홈런을 허용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추신수가)유난히 오클랜드를 상대로 잘 쳤다. (텍사스 팀의) 선두타자로 나와서 밀어치는 홈런을 치는 날은 초반부터 점수를 내줘서 고전을 했었다”고 말한다.

기아는 지난 2월 1일부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계속해 오고 있는데, 투수들은 26일부터 라이브피칭을 시작한다.

3월 7일까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한 뒤 3월 9~10일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시작한다. 3월 13~14일에도 한화 이글스와 맞붙고 18일에는 수원에서 kt 위즈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19일 하루 휴식을 한 후 20일부터 시범경기가 개막한다.

마운드, 외국 투수 15승씩 30승 올려줘야

기아 타이거즈는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결정타를 얻어맞았다. 기아 타이거즈 투수 가운데 2020시즌 170이닝을 넘긴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했었다. 양현종은 31경기, 172와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기아는 2020시즌 리그를 평정했었던 에런 브룩스와의 재계약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브룩스는 2020시즌 23경기 등판 151.1이닝을 던져 11승4패 평균자책 2.50, 130탈삼진 24볼넷을 기록했다.

기아로서는 드류 가뇽 대신 들어온 다니엘 맹덴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면서 ‘브룩스 급’ 활약을 펼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양현종 없는 마운드에 국내 투수로는 임기영(25G 127.2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 5.15)과 이민우(22G 106이닝 6승 10패 평균자책 6.79)가 각각 3, 4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임기영, 이민우 두 투수가 25경기 이상 등판 및 140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두 자리 승수를 해 주면 만족이다.

양현종 공백으로 생긴 ‘5선발’ 자리는 트레이드해 온 장현식과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였던 김현수, 그리고 김유신, 이의리, 장민기 등의 왼손 투수들이 경쟁해야 한다.

5선발 후보 가운데 2019시즌 상무야구단에서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탈삼진)을 차지했던 김유신이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불펜진은 전상현 선수가 어깨 통증으로 이탈, 집단 마무리 체제로 시작할 것 같다. 전상현 선수는 지난해도 두 차례나 어깨부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치료한 후 합류시키기 위해 재활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 같다 따라서 홍상삼, 고영창, 박준표, 정해영 등이 돌아가면서 마무리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투수들에게 지난해보다 사사구(669개, 전체 3위)를 대폭 줄이는 것을 요구했다.

안방은 올해도 3포수 체재?

어느 감독이나 마찬가지로 윌리엄스 감독도 포수 포지션은 수비에서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다.

기아 포수 3인방 김민식, 한승택, 백용환 모두 공격은 좋지만 수비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가 없다.

지난해 8월(18일)부터 엔트리가 확대돼서 3명의 포수를 가동하면서 주자가 있는 득점권 상황에서 포수를 대타로 교체하는 등으로 효과를 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3포수로 가져가면 투수나 야수 다른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활용 폭이 좁아진다.

일단 스프링 캠프에는 기존의 3포수 외에 이정훈 포수가 가세하고 있다. 이정훈 포수는 드물게 오른손으로 던지지만 왼쪽 타석에 들어서는 ‘우투좌타’로 요긴하게 대타요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2명의 포수로 출발하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한승택, 김민식 포수가 유력하고, 3포수라면 백용환 또는 이정훈이 가세하게 될 것 같다.

지난 시즌 팀 성적, 팀 타선(0.274) 모두 6위

기아 타이거즈는 지난해 팀 타선 0.274로 6위, 성적도 6위에 그쳤다. 올해는 팀 타율을 끌어 올리면서 팀 성적도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유격수 박찬호의 타율이 0.223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최하위다. NC 다이노스에서 이적해 온 3루수 김태진도 0.236으로 3루수 최하위다. 올 시즌 두 선수가 타율을 2~3푼씩만 끌어 올려줘도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넣게 될 것 같다.

지난해 도루도 최하위(47개)에 그쳤는데, 올해는 6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선은, 1번은 최원준(중견수), 2번 김선빈(2루), 3번은 터커(우익수 겸 1루수), 4번은 최형우(지명 타자 겸 외야수), 5번 나지완(좌익수), 6번 유민상(1루수), 7번 김태진(3루수), 8번 김민식(포수) 그리고 9번 박찬호(유격수)를 기준으로 김호령, 류지혁, 한승택 등이 백업멤버다.

변수는 윌리엄스의 적응력과 멩덴의 15승

KBO리그의 외국 감독들은 거의 모두 첫해보다 이듬해 더 성적이 좋았다.

첫해는 야구문화가 다르다 보니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었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야구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도 지난해 첫해 성적치고(6위)는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멩덴 투수 영입으로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고, 박찬호 김태진 등 지난해 타격성적이 좋지 못했었던 주전급 선수들에게 스프링 캠프를 통해 특별훈련을 시키고 있다.

멩덴의 15승 달성, 주전 내야수들인 박찬호 김태진의 타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