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청약하는 고객 모습.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청약하는 고객 모습. (사진=NH투자증권)

[뉴시안= 임성원 기자]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중 대어급으로 평가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가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최종 증거금이 63조원을 넘어서며 IPO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수혜와 함께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된 균등배정방식 도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1일 SK바사의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청약 최종 결과 집계에 따르면 SK바사의 청약 증거금은 청약 마지막 날 증거금 49조4724원이 더 몰리면서 최종 63조6198억원, 경쟁률은 335.36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일 청약 첫날 최종 증거금은 약 14조1474억원, 최종 경쟁률은 75.87대 1에 마감됐다.

증권사별 모집 현황을 보면 ▲NH투자증권 23조4662억원(334.32대 1) ▲한국투자증권 16조2110억원(371.54대 1) ▲미래에셋대우 13조6196억원(326.33대 1) ▲SK증권 3조3174억원(225.18대 1) ▲삼성증권 4조2042억원(443.23대 1) ▲하나금융투자 2조7013억원(284.79대 1)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SK바사가 세운 신기록은 지난해 IPO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를 앞선 최대 규모였다. 역대 IPO 기업 일반 공모 청약 증거금 규모는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58조4237억원), SK바이오팜(30조9889억원), 제일모직(30조649억원) 등 순이었다. 

업계에선 SK바사의 이번 신기록 달성에 코로나19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백신 후발 기업으로 시작한 SK바사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백신 관계사들과의 사업 기회가 확대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측은 해당 청약 일정 전 "SK바이오사이언스도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이라는 모멘텀이 더해져 시장의 관심이 뜨거울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올해부터 소액 투자자들도 고액자산가와 함께 공모주를 배정받도록 한 균등배정방식 도입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균등배정방식의 경우 기존 청약 증거금 규모와 함께 계좌 수까지 함께 중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친인척과 지인들을 동원해 계좌 수를 늘려 신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SK바사 공모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부터 적용된 균등배정방식의 효과가 뚜렷했다. 계좌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점을 들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명의로 계좌까지 만들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한 사람이 6개 증권사에 모두 계좌를 만들어 청약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방식으로 계좌를 여러 개로 쪼개서 청약한 사람이 많다 보니, 청약 계좌 수가 64만5216개로 역대 가장 많게 된 것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SK바사에 청약 증거금이 대거 몰리면서 오는 12일 공모주 배정 결과를 통해 투자자들이 몇 주를 챙길 수 있을지 관심이 뜨겁다. SK바사 주는 균등배정방식으로 전체 물량의 절반을 균등 배정한 뒤 남은 절반을 비례해 나눠준다. 다만, 청약 신청 건수가 균등 물량을 초과할 경우 남은 절반을 무작위 추첨으로 배분한다.

NH투자증권의 투자자들은 약 1억원을 투자할 경우 균등배정 최소 1주, 비례배정 최소 4주 등 최소 5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이 최소 1주는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최소 수량만 신청했을 때는 1주도 받지 못한 고객이 나올 수도 있다. 두 증권사는 균등배정 물량이 모두 14만5928주이나, 청약 건수가 삼성증권 39만5000건, 하나금융투자 20만9000건 등을 돌파하며 청약자 수가 균등 배정 물량을 넘어섰다. 이에 균등 배정한 뒤 남은 50%를 무작위로 배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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