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뉴시안= 조현선 기자]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그린뉴딜 정책으로 인한 전기차 전환 가속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발맞춰 미국 시장 내 친환경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독자적으로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량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제네럴모터스(GM)와의 합작 법인도 상반기 중 2공장 투자를 결정한다.

이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에 따른 결정이다.

최근 미국은 2050년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그린 에너지 분야에만 4년간 2조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용차 300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지자체의 전기스쿨버스 50만대 구매 정책을 도입한다고 함께 밝혔다. 또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구매 인센티브 확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 설치 등 시장 수요 견인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첨단 핵심 소재인 배터리, 희토류 분야의 공급망 재점검에 나서면서 핵심 소재 수입처 다변화를 목표로 동맹국 제품으로의 대체와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 변화를 예고했다. 완성차 업체인 GM, 포드 등도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리쇼어링 정책도 세웠다. 미국산이 아닌 전기차를 미국에 판매할 경우 10%의 징벌세를 부과한다. 미국산 전기차의 필수 조건은 배터리 셀 현지 생산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약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서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투자가 완료되면 독자 생산 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과 함께 총 75GWh로 늘어난다.

특히,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내세워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용 파우치 배터리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분야의 신규 진출 계획도 세웠다.

현재 해당 제품의 대량 생산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새 공장에서는 테슬라에 탑재될 지름 46mm, 길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복수의 외신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 공장 추가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그린필드(Green Field)'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의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을 검토 중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여러 자동차 업체들과 미국 내 비즈니스 확대를 논의하고 있는 만큼 한발 빠른 생산 능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ESS 업체와 스타트업 전기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수주 물량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 상반기까지 최소 2곳 이상의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 적합성 검토 등을 거쳐 본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미국 내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70GWh의 생산능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직접 고용인원 4000여명과 공장 건설 기간 투입 인력 6000여명 등 1만개 이상의 신규 인력이 필요해진다. 미국 내 직접 고용 인원의 경우 기존 미시간 공장 1400명,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GM과의 합작법인 1100명을 합치면 6500여명에 달한다.

아울러 협력업체 동반 진출 및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200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법인을 설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R&D), 제품 개발, 생산뿐만 아니라 원재료 조달 등 현지에서 차별화된 안정적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한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와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이 최적의 후보지 선정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미국 시장 내에서 배터리 공급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 및 ESS 업체 간의 미국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GM과의 합작법인 추가 투자도 검토한다.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는 현재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1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내 2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