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CI. (사진=하나카드, 카카오페이, 삼성카드)
각 사 CI. (사진=하나카드, 카카오페이, 삼성카드)

[뉴시안= 임성원 기자]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1차 심사 때 대주주 리스크 등으로 진출이 막힌 금융사들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당국이 마이데이터 심사 중단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으나 현재 심사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이 같은 분위기가 허가를 받지 못한 금융사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8일 웰컴저축은행과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한 데이터 중심의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활발한 데이터 교류와 빅데이터 분석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저축은행권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웰컴저축은행의 예·적금상품 이용내역과 중·저신용자 대출이력 등 기본 데이터와 함께 신용카드 결제정보·가맹점 이용내역 등 하나카드 결제 데이터를 결합해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객 맞춤형 상품·서비스 제공 ▲고객의 소비내역을 기반으로 한 카드 상품 추천 ▲신용평가체계의 변별력 확대 추진 등을 중점 사안으로 내세웠다.

하나카드를 비롯한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1차 마이데이터 심사 과정에서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리스크 탓에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하나금융지주로 인해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금융당국의 심사 중단 제도에 발목 잡힌 것이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제5조에 따르면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조사·검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면 심사에서 제외된다. 외국 기업은 우리나라 금융당국과 같은 본국의 감독기관에서 해당 절차가 이뤄질 경우 그 기간에는 심사하지 않는다.

앞서 올해 초 금융당국은 신규 인허가 및 대주주 변경 승인 때 적용되는 심사 중단 제도와 관련된 규제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 종합 방안을 내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막힌 금융사들의 고심이 언제쯤 해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카드의 이번 업무 제약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다른 하나금융 계열사들도 같은 전략으로 나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승인 전까지 최대한 각 사에서도 제휴 업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BNK금융그룹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대한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모양새다. BNK금융은 지난 2016년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 주식 시세조종 혐의 등의 문제로 재판 중에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은 업체와 제휴를 통해 돌파구를 구상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 측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1차 심사 보류 중인 카카오페이와 삼성카드는 아직 마이데이터 사업 재개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인 중국 앤트파이낸셜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 여부가 해결되지 않아 예비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고, 삼성카드는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다수의 암 환자에게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문제로 금융당국의 제재심 절차에 있는 상태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 1월 웰컴금융그룹과 제휴를 맺고 플랫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와 빅데이터 협업 마케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다만, 이는 마이데이터 사업 재개를 염두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삼성생명 징계 수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라며 “다른 업체와의 협업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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