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시스]이윤청 기자 = 7일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KB 스타즈의 경기, KB 김민정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1.03.07. radiohead@newsis.com
[용인=뉴시스]이윤청 기자 = 7일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KB 스타즈의 경기, KB 김민정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삼성그룹은 2010년대 중반 스포츠 단 운영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던 삼성 스포츠단은 2014년부터 종합 광고 대행사인 제일기획으로 경영 주체가 이관되기 시작했다.

먼저 2014년 수원삼성과 삼성 썬더스,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제일기획으로 편입됐다. 이듬해인 2015년엔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뒤를 이었다. 마지막으로 제일기획 산하에 합류한 팀은 지난 2016년 삼성라이온즈였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제일기획으로 편입된 팀들은 각 스포츠 단들이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해서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산 규모가 점점 줄어들면서 ‘삼성’이름을 단 팀들이 각 종목에서 우승은 커녕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프로 원년부터 전통의 명문구단으로, 삼성 라이온즈는 제일기획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 등 8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었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4년이다. 다른 종목들 역시 '도긴개긴'이다.

남자프로농구 삼성 썬더스는 2006년이 마지막 우승이었고,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2008년, 신치용 감독이 이끌었을 때 8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었던 프로배구 삼성 화재는 2014년,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은 2006~7시즌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오늘(15일) 2020~21 여자프로농구 WKBL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이 결국 최종전까지 왔다. 5차전에서 삼성생명이 KB스타즈를 이기면 우승을 차지한다. 삼성 스포츠단이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이후 전종목 통틀어 첫 우승이 된다. 이어 2014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이후로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 오늘 KB스타즈 대 삼성생명의 마지막 승부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의 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이 오늘(15일) 오후 7시 삼성생명 홈 코트인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앞서 지난 13일 청주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4차전은 연장 끝에 KB스타즈의 승리로 끝났다. 시리즈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양팀은 이로써 용인에서 '마지막 승부'를 통해 올해 우승을 가린다.

앞서 여자 프로농구는 1위 우리은행이 국내 최고센터 박지수 선수가 버티고 있는 KB스타즈를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해, 통합 우승이 유력했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에 패해(1승2패) 탈락했고, KB스타즈는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2연승)을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만약 삼성생명이 KB스타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또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한 팀이 챔피언결정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반대로 KB스타즈가 우승을 차지하면 WKBL 역사상 처음으로 '리버스 스윕 우승'을 이루게 된다.

◆ 체력과 우승에 대한 열망

5차전을 앞두고 KB 스타즈, 삼성생명 두 팀 선수 체력은 이미 모두 바닥났다.

이번 시리즈 내내 두 팀 선수들은 눈물겨운 투혼을 보여줬다. 두 팀 모두 정규리그 30경기를 소화했고, 4강 플레이오프전에 이어 이틀 간격으로 펼쳐지는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매 경기 7점 이내의 대 접전을 벌여왔다.

더구나 2차전과 4차전 두차례나 연장전까지 가는 45분간의 승부가 펼쳐졌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두 번이나 연장전 승부가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오늘 벌어질 마지막 5차전은 체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도 빼 놓을 수가 없다.

◆ ​94의 박지수와 82의 김한별

오늘(15일) 5차전 승부는 KB스타즈의 박지수와 삼성생명의 김한별의 승부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박지수는 챔피언결정전 4차전까지 94점, 김한별은 82점을 올려 두 팀 전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KB스타즈 센터 박지수는 1m96cm의 큰 키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경험 등의 노련미까지 갖춰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최고의 센터로 군림하고 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매 경기 더블 더블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박지수가 20점 이상을 올려주면서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해 주어야 KB팀의 승산이 있다.

삼성생명에서 박지수를 수비하는 김한별은 키는 박지수 보다 18cm나 작지만(1m78cm) 체중이 많이 나가 몸싸움에서 그다지 밀리지 않는다.

김한별은 2009년 삼성생명 입단 후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다.

김한별은 그동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신한은행 하은주(2m02cm), 이번에는 박지수(1m96cm) 등 키 큰 센터들만 상대해 오고 있다. 2018~19시즌에는 KB스타즈에 0승3패로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오늘 경기에서 김한별의 파울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키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막다보면 파울이 많아지게 마련인데, 4쿼터까지 3개 이내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4개가 되면 승부가 어려워진다.

김한별은 미국 인디애나 대학출신으로 특별귀화(2011년)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원래 슈팅가드 또는 스몰포드 이지만 팀 사정상 박지수를 막는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1986년생으로 34살의 백전노장이다.

삼성생명의 15년 만에 우승이냐, 아니면 WKBL 역사상 처음으로 KB스타즈의 '리버스 스윕' 달성이냐, 벌써부터 짜릿한 우승소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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