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뉴시안= 조현선 기자]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가세한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가 G마켓·옥션·G9 등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된다면 거래액 기준 1위 이커머스사로 등극하게 된다.

16일 IT 업계 등에 따르면 SKT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이날 입찰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SKT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투자설명서(IM)을 수령한 후 관련 내용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에는 롯데, 신세계그룹과 IT 기업 카카오,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이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칼라일 KKK 등 10여 곳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매출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 거래액 기준 3위다. 지난 1월 미국 이베이 본사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3억9000만달러(1조5478억원)로 전년 대비 12.2% 늘었다. 거래액은 20조원이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시대를 맞이해 이커머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161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2024년 27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흑자를 내는 점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반면, 업계 1·2위를 다투는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압도적인 공세가 매서운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각 기업이 인수에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9조4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톡 내 쇼핑하기 등을 통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을 선점하기에는 어려운 상태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거래액은 약 30조원으로 확대돼 네이버와 쿠팡을 단숨에 제칠 수 있게 된다.

SKT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 2019년 이커머스 앱 1위를 넘겨준 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98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9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으며, 매출은 5456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점유율 추정치는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순이다.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거래액은 26조8000억원, 쿠팡은 22조원 등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쇼핑,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3강 체제가 굳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네이버쇼핑과 쿠팡을 제치고 이커머스 업계 1위로의 성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T가 ‘탈통신·글로벌화’ 성장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점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KT는 통신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미디어·보안·e커머스·모빌리티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SKT는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해 모빌리티 전문기업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테크놀로지로부터 5000만 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이외에도 1억 달러를 추가로 출자해 오는 4월 1일 합작사 ‘우티(UT LLC)’를 출범시킬 전망이다. 공식 서비스명과 서비스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SKT의 e커머스를 책임지는 11번가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의 제휴해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최종 목표는 11번가를 상장시키는 것이라는 점도 여러 번 언급됐다.

단, 이베이코리아의 희망 매각가가 최대 5조원으로 알려진 만큼 인수 성공의 관건은 금액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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