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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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 임성원 기자]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보험사들이 속속 이사회 직속 ESG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가운데, 최고결정기구의 추진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9일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새롭게 만들고, ESG 주요 정책 결정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각종 ESG 활동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ESG 전략과 정책 수립 등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삼성생명도 ESG 경영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사내이사 1명·사외이사 2명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허경욱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아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측은 "지난해 11월 삼성금융사 공동으로 탈석탄 정책을 선언하고,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라며 "이번 ESG 위원회 신설도 이후 관련 ESG 경영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역시 지난 15일 이사회 산하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해당 위원회 구축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에 따른 ESG 경영 전략의 필요성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경영전략과 연계한 전사 ESG 정책을 검토·승인 ▲ESG 경영을 내재화하는 거버넌스 구축 등을 위해 추진됐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은 지속가능금융 실행력을 강화하고, 비재무적 리스크를 충실히 관리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 ESG 관련 주요 정책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차원에서 집행하면서 장기적 관점의 전략 실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이달 초 ESG 위원회를 새롭게 꾸려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그간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각각 나눠 ESG 경영 활동을 추진했지만, 부서를 통합한 전담 조직을 통해 운영하겠다는 취지에서 구축하게 됐다"면서 "향후 ESG 관련 추진 사항에 대해 포괄적인 결정기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언급된 보험사들의 위원회 추진 배경을 보면 대체로 비재무적인 요소인 ESG 경영에 대한 정책 검토·수립 등을 전담하는 의사결정 기구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해상을 제외하면 이사회 직속으로 운영되는 만큼 앞으로 ESG 경영과 관련해 좀 더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을 염두에 둔 움직으로도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그간 사회적으로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서 ESG 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이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으며 보험사 전반으로 ESG 경영 문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보험 산업 신뢰와 혁신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보험 산업의 ESG 경영‧투자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할 중점 사항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위는 그린뉴딜 사업 투자위험계수를 경감해주는 조치를 추진한다. ESG 투자 촉진을 위해 보험사가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수익성‧안정성을 보장하는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뉴딜 사업에 투자할 경우 위험계수를 하향 조정해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 목표로 경영실태평가에 ESG 경영‧투자 인센티브 반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영실태평가 개선 TF 운영을 통해 ESG 경영·투자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관련 기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ESG 경영 활성화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 속에서 다른 주요 보험사들도 ESG 위원회 신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측은 "현재 당사는 ESG 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기에 건강한 사업을 영위하는 지속가능기업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하고, 이해관계자의 공동 번영에 기여하는 것을 투자 철학으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ESG 위원회를 새롭게 만들고 관련 추진 사항을 이행한다고 하나, 실질적인 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ESG 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해 추진 사항을 전담해서 운영하겠다"라고 강조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관련 활동을 추진할지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기업들의 ESG 경영 활동 평가에 대해 평가기관마다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와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규제당국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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